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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03 16:35 수정 : 2019.03.03 20:3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중국 접경 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전용열차에 오르며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일 베트남 동당역 출발해 3일 중국대륙 이동
방문설 개혁·개방 상징 광저우 들르지 않아
4일 밤~5일 새벽에 북-중 국경 도달할듯
양회 열리는 베이징 방문 계획은 확인 안 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중국 접경 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전용열차에 오르며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베트남 친선방문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이틀째 중국 대륙을 관통해 귀국길을 이어갔다. 구체적 동선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베트남으로 향할 때와 같은 노선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베트남 북부 동당역을 출발해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핑샹에 도착한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난닝을 거쳐 이날 오전 후난성 창사를 통과했다. 전용열차 통과를 전후해 창사역 부근 도로는 전면 통제됐으며, 경비도 대폭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으로 향하던 중 새벽에 플랫폼에서 흡연하는 장면이 일본 방송에 포착된 난닝역에는 대형 가림막이 쳐졌다. 김 위원장이 난닝을 거치는 대신 우회해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서 가장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광둥성 광저우를 둘러볼 수 있다는 예상은 빗나갔다.

김 위원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지난달 23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해, 중국 단둥~톈진~우한~난닝~핑샹을 거쳐 모두 66시간 동안 3800㎞의 대장정을 펼치며 베트남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같은 길을 거슬러 최단거리로 귀국길에 오른다면, 4일 밤 또는 5일 새벽이면 북-중 국경 지대인 랴오닝성 단둥을 통과해 북한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조중우의교를 지나는 열차를 관찰할 수 있는 단둥 중롄호텔은 5일까지 예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이 2일 하노이에서 호찌민(호지명) 묘에 헌화하는 모습을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화환 왼쪽에는 “호지명 주석을 추모”라고 썼다. 연합뉴스
애초 김 위원장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에 베이징에 들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이 예상과 달리 합의를 보지 못한데다,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까지 겹치면서 북-중 정상 간 회동 일정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위원장이 막판에 길을 틀어 베이징에 들러 시 주석을 만나 회담 결과를 설명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서 김 위원장은 2일 오전 베트남 친선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호찌민 주석 묘소를 참배했다. 베트남 독립·통일 전쟁을 이끈 호찌민은 1957년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도 1958년과 1964년 하노이를 방문해 그와 두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할아버지의 동지’에 대한 참배를 마친 김 위원장은 전용차를 타고 하노이를 출발해 중국 접경 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했다. 북-미 회담 결렬 직후인 전날 열린 환영행사 때만 해도 무거운 표정이던 김 위원장은 한결 여유를 되찾은 모습으로 환하게 웃기도 했다. 전용열차로 갈아탄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께 동당역을 출발해 중국 국경을 넘었다.

하노이 베이징/황준범 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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