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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화웨이 쓰면 정보 제한”·“일대일로 참여 말라”…미-유럽, 중국 견제 갈등

등록 2019-03-12 19:52수정 2019-03-12 20:30

미, 화웨이 5G 사업 참여 고려 독일 정부에 으름장
유럽 각국 반테러 정보 대미 의존도 높아 긴장
독, “화웨이의 안보 악영향, 구체적 증거 없다”
백악관, 이탈리아 일대일로 사업 참여에도 경고

중국 “미국이 다른 나라에 권리 포기 강요”
AP 연합뉴스
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을 두고 미국이 동맹국인 독일을 겨냥한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또 이탈리아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기로 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순순히 따르지 않는 유럽의 틈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리처드 그레넬 독일 주재 미국대사가 8일 독일 정부에 서한을 보내, 중국 기업을 5세대망 사업에 참여시키면 그동안 독일과 유지해온 정보 공유 수준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12일 보도했다. 미국이 화웨이의 5세대망 사업 참여를 이유로 동맹국에 구체적 불이익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레넬 대사는 “통신 시스템의 철저한 보안 유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포함해 동맹 간 국방·정보 협력에 필수적”이라며 “화웨이나 중싱(ZTE) 등 중국 기업이 5세대망 사업에 참여하면 (동맹국 간) 공유되는 정보의 비밀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기업은 국내법에 따라 보안 당국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어, 보안 위협을 낮추는 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럽 각국 정보기관은 특히 반테러 분야에서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정보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정보 공유를 제한하겠다는 경고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국무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따 “화웨이가 독일 5세대망 사업에 참여하더라도 독일과 정보 공유를 지속할 테지만 기존 수준을 유지할 순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독일과 공유하는 모든 정보가 중국 쪽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여길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쪽에선 “그레넬 대사가 언급한 것은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독일 정부 당국자 말을 따 “외국 통신업체가 안보에 악영향을 끼칠 만한 활동을 한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최근 미국 국토안보부 쪽과 접촉했을 때도 화웨이의 보안 관련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 증거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독일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께 5세대망 구축을 위한 주파수 경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화웨이 등이 네트워크 운영·유지 인력에 대한 독일 보안 당국의 신원 검증을 허용하느냐 여부가 보안 유지와 관련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그레넬 대사는 지난해엔 독일과 이란의 자동차 합작 사업 등을 걸고 넘어지더니 이제는 중국 기업의 5세대망 사업 참여를 문제삼는다”며 “미국이 자국의 이기적 이득을 위해 구체적 증거도 없이 다른 나라들에 합법적 권리를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가 서유럽 국가들 중 처음으로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미국의 심기는 더 불편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이탈리아가 이 사업에 트리에스테 항구를 개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앞서 “이탈리아 정부의 (일대일로 사업 참여) 지지는 이탈리아인들에게 지속적인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며, 장기적으로 이탈리아의 세계적 명성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필요한 사전 조처는 다 했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참여는 우리 나라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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