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18 16:24
수정 : 2019.03.18 16:30
이탈리아 방문 외국 정상, 바티칸 방문 외교적 관례
지난해 주교 임명 예비 합의 서명…관계 개선 신호탄
중국 주교, 교황 공식 초청…북 초청에 교황 “갈 수 있다”
올 11월 일본 방문 예정…방북-방중 동시 추진 가능할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유럽 순방을 앞두고 시 주석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면담 성사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 최고지도자와 가톨릭 수장의 사상 첫 만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화통신>은 18일 시 주석이 21일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26일까지 모나코, 프랑스 등 3개국을 국빈방문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참여할 방침을 굳혀, 시 주석의 방문에 맞춰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등 후속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는 별도로 이탈리아 방문 기간 동안 시 주석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깜짝 만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바티칸 고위 인사의 말을 따 “교황청 쪽은 적극적으로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뛰고 있지만
중국 쪽에서 아직 공식적인 요청이 없는 상태”라며 “다만 이탈리아를 국빈방문하는 외국 정상은 바티칸에 들러 교황을 만나는 게 외교 관례로 굳어져 있어, 시 주석도 막판에 교황청 방문을 일정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1951년 바티칸이 대만 정부를 승인하면서 외교 관계를 단절한 상태다. 하지만 10여년에 걸친 노력 끝에 지난해 9월22일 바티칸과 중국이 ‘주교 임명에 관한 예비 합의안’에 서명하면서 관계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를 계기로 일부에선 중국과 교황청이 외교 관계를 복원하는 게 다음 수순이란 전망도 나왔다.
<로이터>는 “중국과 바티칸이 수교하면 유럽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수교하고 있는 바티칸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 국교를 단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중국 내 가톨릭 신자는 약 1200만명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바티칸에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에 처음으로 참석한 궈진차이·양샤오팅 등 중국 주교 2명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공식 초청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며칠 뒤인 같은 달 18일 이탈리아 방문길에 바티칸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갈 수 있다”며 방북 요청을 수락한 바 있다.
시 주석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이 성사돼 중국과 바티칸의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탄다면 교황의 방중과 방북이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둘 만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 11월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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