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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대북 제재 24시간 만에 철회 지시

등록 2019-03-23 06:23수정 2019-03-23 09:22

재무부 발표 하루 뒤 트위터에 “철회 명령했다”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김정은 좋아해…
제재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긴장고조 피하고 대화 분위기 유지 의도

미 행정부, ‘트럼프 뒤집기’에 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각, 한국시각 23일 새벽) 전날 재무부가 발표한 대북 제재를 철회할 것을 지시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트위터 화면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각, 한국시각 23일 새벽) 전날 재무부가 발표한 대북 제재를 철회할 것을 지시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트위터 화면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무부가 부과한 대북 제재를 하루 만에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오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북한에 가해진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가 발표했다”며 “나는 오늘 그러한 추가 제재들의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부의 제재 발표 시점을 ‘오늘’이라고 표현했으나, 이는 ‘어제’와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재무부는 전날인 21일 오후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중국 해운회사 2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또 북한과의 불법 환적 등을 한 의심을 받는 북한 및 제3국 선박 95척의 명단이 포함된 불법 해상 거래 관련 주의보를 갱신해 발령했다. 이는 미 행정부의 강력한 대북 압박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철회 지시 트위터는 재무부의 제재 발표로부터 약 24시간 만에 이뤄졌다. 한국 시각으로 따지면 재무부의 대북 제재 발표는 금요일인 22일 오전 2시40분께 이뤄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 트위터를 올린 것은 토요일인 23일 오전 2시20분께다. 그 사이 북한은 개성에 설치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인력을 전원 철수하고 한국 정부에 통보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과 관련한 부연 설명을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미국 시각 14일 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협상 중단 검토’를 언급한 뒤 직접적 발언을 삼갔다. 이날 그의 제재 철회 트윗은 최 부상 발언 뒤 8일 만에 나온 북한 관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재무부의 대북 제재 발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인지, 아니면 미리 알고도 의도적으로 ‘북한 달래기’를 부각하기 위해 철회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연출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은 북한과의 긴장 고조를 피하고 비핵화 협상의 문을 열어두려는 쪽에 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좋아한다’고 설명한 것까지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최고 지도자 사이의 ‘톱 다운’(위에서 아래로) 대화 틀을 유지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추가 대북 제재 불필요’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아주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미 행정부가 대북 추가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낮아보인다. 이 때문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철회 지시가 북한의 향후 대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은 “이것이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하노이에서 제재 완화를 고려하기를 거부한 뒤 트럼프는 대화를 유지하고자 (제재) 시행을 자발적으로 느슨하게 하고 있다”고 <시엔엔>(CNN)에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으로 미 행정부는 큰 혼돈에 빠졌다. 정부 부처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며 시행한 중대 조처를 대통령이 곧바로 뒤집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전날 대북 제재를 발표하면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미국과 협력국들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재무부는 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도 재무부의 대북 제재 발표 직후 트위터에 “재무부가 오늘 중요한 행동을 했다”며 적극 호응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백악관과 정부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재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제재 철회 트윗에 대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즉답을 하지 않았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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