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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조셉 윤 “한-미동맹 위기설은 한국 국내정치 얘기일 뿐”

등록 2019-04-07 15:58수정 2019-04-07 19:28

미국 국무부 전 대북특별대표 인터뷰
“방미 문 대통령, ‘트-김’ 관계 보존·대화 계획 갖게 해야”
“‘한국이 미국보다 북한 편 든다’는 주장 미국선 못 들어”
“북, 비핵화 정의 분명해야”·“중대 조처시 미국 유연성 여지”
“톱다운 접근법은 아래 레벨의 대화와 병행해야 효과적”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5일(현지시각) 워싱턴 시내 아시아그룹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5일(현지시각) 워싱턴 시내 아시아그룹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1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차 정상회담으로 가는 대화를 시작하도록 설득하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동맹 위기설에 대해서는 “전혀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순전히 한국 국내 정치에서 나오는 얘기일 뿐”이라고 했다. 대북 대화론자로 꼽히는 윤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대북특별대표에서 물러나 현재 아시아그룹과 미국평화연구소에서 선임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5일 워싱턴에 있는 아시아그룹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보나.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북-미 대화에서 ‘넘버 원’ 역할을 했고, 한반도 긴장 완화는 문 대통령의 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그 역할을 계속하기를 원한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지속하도록 분명히 하는 게 문 대통령의 최대 임무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났으나, 그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이번 방미에서 문 대통령의 첫번째 임무는 트럼프-김정은 관계를 보존하고 그들이 앞으로 대화하기 위한 계획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 북한에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스냅백(약속 불이행시 복원)을 전제로 한 제재 완화 등을 제공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미국이 제재 완화에 얼마나 여지가 있을지를 얘기하는 것은 이르다.”

▲ 한-미 동맹 재확인도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목표로 보인다. 일각에서 한-미 동맹이 위기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동맹 관계가 위험에 빠졌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과 한국 양쪽 모두에서 한-미 동맹에 대한 매우 깊은 지지가 있다고 본다. (행정부) 고위급에서 한-미 동맹을 조정해야 한다는 압력 같은 것도 없다. 한-미 동맹이 위기라고 생각할 어떤 이유도 없다.”

▲ 그럼에도 한-미 동맹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순전히 한국 국내 정치라고 본다. 보수 진영에서 집권당을 비판하는 일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있었다. 동전의 양면 같은 거다. 보수는 한-미 동맹을 갖고 진보를 비판하고, 진보는 남북 관계를 놓고 보수를 비판하려고 한다.”

▲ 문 대통령을 향해 ‘미국보다 북한 편을 든다’는 주장도 있는데 ….

“역시 한국 국내 정치에 기반한 비판들이다. 그런 주장은 미국에선 들을 수 없다.”

▲ 하노이에서 합의하지 못한 북한과 미국이 다시 대화하려면 각각 무엇을 해야 하나.

“북한이 비핵화의 정의를 더 분명히 해야 한다.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하지만 미국 입장에서 볼 때 한국에는 핵무기가 없다. 북한은 또한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제재 완화를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나 한국전쟁 종전선언에도 양쪽이 열려 있다. 그렇게 되면 중간 수준의 합의가 가능하다. 평화와 안정이라는 큰 목표를 공유하되, 신뢰구축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

▲ 미국은 하노이에서 북한 핵무기의 미국 이전 등 매우 수준 높은 비핵화 개념을 제시했고, 그게 안 되면 제재 해제도 없다는 ‘전부 아니면 전무’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올 오어 나싱(전부 아니면 전무)이라는 것은 하나의 문구일 뿐, 협상에서 올 오어 나싱이라는 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비핵화에는 시간이 걸리고,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어떤 제제 해제도 없을 걸로 예상하는 건 비합리적이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중대한 조처’를 하라는 것이고, 그에 따라 미국이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는 넓다.”

▲ 문 대통령이 이번 방미 뒤 김정은 위원장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보나.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위한 중대한 조처를 취할 진정성과 의지가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문 대통령이 전할 것으로 본다.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제재 완화를 기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북한은 과거부터 영변 핵시설 폐기 약속을 여러 차례 해왔고, 많은 이들이 ‘왜 영변에 대가를 지불해야 하느냐’며 지겨워한다.”

▲ 지금까지 북-미 대화를 이어온 톱다운(위에서 아래로) 방식은 앞으로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보나.

“톱다운 접근법은 더 낮은 레벨의 대화와 동반돼야 한다. 하노이의 실패는 실무 레벨에서 정상들이 다룰 것들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 다른 기대를 갖고 하노이에 가서 결국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하면 아래 레벨에 좀 더 유연성을 발휘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정상회담 전에 북-미 양쪽의 실무대화가 여러 번 이뤄져야 한다.”

글·사진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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