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24 15:01
수정 : 2019.04.2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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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공모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특검 수사 결과가 공개된 지난달 24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흡족한 표정으로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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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
“뮬러 특검 보고서 관련 그동안 많이 협조”
‘트럼프 지시 거부’ 맥갠 전 법률고문 출석 막으려 의도인 듯
쿠슈너 “러시아의 대선 개입보다 뮬러 수사가 더 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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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공모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특검 수사 결과가 공개된 지난달 24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흡족한 표정으로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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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백악관 전·현직 참모들이 의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보고서 공개 뒤 핵심 관련자들과 자료들에 소환장을 발부하자 직접 막아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뮬러 특검의 수사에 협조했기 때문에 의회의 요구에 응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이상 나아갈 이유가 없다. 특히 매우 당파적인, 매우 당파적인 의회에서는 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뮬러 보고서를 만든 사람들을 어떻게 느끼는 알지 않느냐”며 “(그럼에도) 나는 내 변호사들과 모든 사람들이 뮬러 특검에게 가서 진술하는 것을 허락했다. 나는 매우 투명했다. 그들은 수많은 시간동안 진술했다. 그들(특검팀)은 제공된 모든 정보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처음부터 충분히 알고 있었다. 나는 절대적으로 반대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며 수사 협조를 거부할 수 있었음에도 충분히 협조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은 돈 맥갠(전 백악관 법률고문)과 다른 관료들이 뮬러 특검에 진술한 것에 만족해야 한다”고 했다.
맥갠 전 고문은 뮬러 특검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해 그의 지시를 거부한 것으로 조사된 핵심 인물이다. 민주당은 하원 법사위에 맥갠 전 고문의 출석을 요청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맥갠 전 고문의 의회 진술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는 백악관 관리 2명을 인용해, 백악관이 맥갠 전 고문의 의회 출석을 막기 위해 행정특권 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행정특권 발동에 관해 “백악관 법률고문 쪽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러시아 스캔들’에 관한 의회의 조사에 대해 직접 제동을 걸고 나오면서, 민주당과의 갈등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뮬러 특검의 수사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보다 더 큰 해악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쿠슈너 보좌관은 이날 시사주간지 <타임>이 개최한 ‘타임 100 서밋’ 포럼에서 “지난 2년간의 수사와 모든 억측이 우리 민주주의에 몇 개의 페이스북 광고보다 더 혹독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행위를 ‘페이스북 광고’ 수준으로 치부한 것이다. 쿠슈너 보좌관은 “미디어가 거기에 집중하느라 아주 많은 시간을 소모했으며 솔직히 말해서 그 모든 일은 국가에 있어서 꽤 정신이 흐트러지게 하는 일이었다”며 “(러시아의 행위는) 우리에게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그들이 한 일의 수준을 고려한다면 이어진 수사가 훨씬 더 해로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쿠슈너 보좌관의 인터뷰 동영상을 올리고 “훌륭한 인터뷰”라며 “우리나라를 위해 일하는 아주 똑똑한 사람들을 갖고 있어 좋다”고 호응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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