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26 08:20
수정 : 2019.04.2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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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 2017년 6월 풀려난 뒤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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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 등 미 언론 보도
북, 2017년 6월 억류 웜비어 풀어주면서
조셉 윤 당시 특별대표에 지불약속 서명 요구
CNN “돈 지불하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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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 2017년 6월 풀려난 뒤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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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017년 억류하고 있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풀어주면서 병원 치료비 명목으로 2백만 달러(약 23억원)를 미국에 청구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등 미 언론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버지니아주립대 학생이던 웜비어는 2016년 1월 북한에 관광 갔다가 선전물을 훔치려한 혐의로 체포돼 17개월간 억류됐다가 2017년 6월13일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풀려난 뒤 엿새 만에 숨졌다.
미 언론은 당시 상황을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런 내용을 전했다. 웜비어의 귀환을 위해 조셉 윤 당시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평양에 갔더니, 북한이 치료비 명목으로 2백만 달러를 요구하면서 이를 지급하겠다는 서명을 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윤 대표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의 요구를 알렸고, 틸러슨 장관은 다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내용을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들(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은 그들의 특사(조셉 윤)에게 2백만 달러를 지불할 것이라는 서류에 서명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공격적 전술로 잘 알려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나게 뻔뻔하다”고 비판했다.
이 청구서는 이후 미 재무부로 넘겨졌다. <시엔엔>(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이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2018년 미국과의 긴장 완화를 추구하면서 이 돈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지난해 5월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에 관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협상할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전했다. <시엔엔>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와 올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은 이 문제를 꺼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계 미국인 3명 귀환 당시 “우리는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는 인질과 돈을 교환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당사자인 조셉 윤 전 특별대표는 이 같은 보도 내용에 대해 <시엔엔>에 “확인해줄 수 없다. 내가 확인하지 않는 외교 협상에 관한 것”이라고 답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워싱턴 포스트>에 “우리는 인질 협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그랬기 때문에(언급하지 않기 때문에) 이 행정부 들어 인질 협상이 성공적이었던 것”이라고 답변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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