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자신에 대한 부정적 전문을 보낸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와 테리사 메이 총리를 비판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화면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행정부를 “불안정하고 기능장애가 있다”고 평가한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를 더이상 상대하지 않겠다고 8일(현지시각)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곧 물러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도 분통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나는 그 대사를 모른다. 하지만 그는 미국 안에서 호감을 받거나 좋게 여겨지는 인물이 아니다”라며 “더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대럭 대사 경질을 요구한 것이다.
대럭 대사는 지난 2017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불안정성을 내뿜는다”, “결코 유능해보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명예로 마칠 것” 등의 평가를 담은 전문을 본국에 보냈다고 영국 매체 <메일 온 선데이>가 지난 6일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에서 메이 총리도 싸잡아 공격했다. 그는 “나는 영국과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다루는 방식에 매우 비판적이었다”며 “메이 총리와 그를 대표하는 자들이 망쳐놓았다. 나는 그녀에게 어떻게 해야할지를 알려줬으나 그녀는 다른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고 적었다. 이어 “멋진 영국에 희소식은 그들이 곧 새 총리를 갖게 된다는 것”이라며 “내가 지난달의 굉장한 (영국) 국빈 방문을 완전히 즐기는 동안, 내가 가장 감명받은 대상은 여왕이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조만간 사임할 예정이며,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이 후임자로 유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영국 방문 때 메이 총리를 만나 “매우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칭찬했으나, 대럭 대사의 전문 보도를 보고 분을 참지 못한 걸로 보인다. 이번에 보도된 대럭 대사의 전문은 2017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의 것들인데, 이 시기는 메이 총리 집권 시절과 겹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에도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그 사람(대럭 대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영국에 제대로 복무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나는 그걸 이해하고 그에 관해 말할 수도 있지만 신경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제레미 헌트 외교장관이 대럭 대사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사태 수습에 진땀을 빼고 있다. 하지만 떠나는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대럭 대사의 분석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백악관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하는 것은 그의 권리라며 대럭 대사를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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