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부터), 고노 다로 일본 외상,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도쿄에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의를 한 뒤 손을 맞잡고 기자들 앞에 서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미국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과 관련해 낮은 수위의 ‘관여’에 나섰다.
미국은 심각한 외교적 분쟁에 대한 ‘중지협정’ 체결을 검토하라고 한국과 일본에 촉구했다고 미국 고위 당국자가 기자들에게 밝힌 것으로 <로이터>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두 국가가 협상할 시간을 벌기 위해 이같은 조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일본이 이르면 2일 각의를 통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간소화 절차 대상국) 국가군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왔다. 일본이 이런 결정을 내리면 양국 간 분쟁이 격화될 것이 분명해 미국이 최소한의 중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내달 2일 타이 방콕에서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만나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동이 이번 사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당국자는 중지협정 제안이 두 나라 사이의 견해 차이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을 악화시키는 추가적인 조처들을 막아서 협상을 위한 시간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중지협정의 유효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은 오는 15일 광복절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을 주목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또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일부에서 파기를 주장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문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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