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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05 16:02 수정 : 2019.09.05 19: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허리케인 ‘도리안’의 미 본토 상륙에 대비한 준비 상황 등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우리는 돈 많이 쓰는데
그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 하지 않아”
동맹을 비용으로만 보는 인식 또 드러내
“북한·이란 정권 교체 바라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허리케인 ‘도리안’의 미 본토 상륙에 대비한 준비 상황 등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에 돈을 많이 쓴다고 말하면서, “고마워하지 않는 전세계의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동맹을 비용 관계로만 바라보는 인식을 또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남중국해에서의 미-중 마찰시 대책에 대해 묻자 “그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동맹국들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매우 강한 동맹들을 갖고 있고,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동맹들에게 매우 큰 호의를 베풀고 있다”며 “우리는 일본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우리는 한국, 필리핀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쓴다”며 “많은 경우에, 몇몇 경우에 이 사람들은 우리를 위해 많은 것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결코 그걸 고마워하지 않는 전세계의 사람들을 돕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고마워하도록 요구한 지도자를 가진 적이 없다. 나는 ‘당신들은 고마워해야 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필요에 따른 전세계 미군 주둔이나 동맹의 전략적 기여·효용은 무시한 채 ‘우리가 지켜주니 돈을 내라’는 식으로 동맹을 대하는 그의 인식을 보여준다. 미국은 이달 중 시작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대폭 증액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과 이란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란은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은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오래 전에 교훈을 얻었다”며 “그들은 위대한 나라들이 될 수 있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다. 아마도 이것들이 매우 중요한 합의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으나, 누구와 어떤 대화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 발언은 최근 북-미 실무협상이 더뎌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에도 ‘미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안전 보장을 제공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기꺼이 많이 제공하고자 한다. 그는 보호받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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