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6 09:27
수정 : 2019.09.0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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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5일(현지시각) 북한의 제재 위반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이 선박 간 환적으로 정제유를 밀거래하는 모습을 담은 보고서의 한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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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 2~8월 갱신 보고서 공개
“북, 실험 중단에도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선 지속”
전문가 “사이버 공격, 랩톱·인터넷이면 되는 저위험 고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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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5일(현지시각) 북한의 제재 위반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이 선박 간 환적으로 정제유를 밀거래하는 모습을 담은 보고서의 한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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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5일(현지시각) 북한이 2017년 말 이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고 있음에도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선을 계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암호화폐 거래소 등에 대한 사이버 해킹으로 최대 20억달러(약 2조4천억원)을 탈취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대북제재위는 자체 전문가패널의 평가와 회원국 보고 등에 기반해 지난 2월부터 8월초까지 갱신된 내용을 중심으로 북한의 안보리 제재 위반 등에 관한 반기 보고서를 이날 공개했다.
제재위는 “핵실험이 없고 풍계리 시험장을 폐쇄했어도 북핵 프로그램은 계속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변 핵시설에서 경수로 건설 작업이 지속되고 있고 인근의 구룡강에서 준설 작업이 반복적으로 관찰됐다는 것이다. 다만 제재위는 “이 기간(2~8월) 영변 핵시설의 5MW(메가와트) 원자로의 가동 징후는 없으며, 많은 회원국이 5MW 원자로에서 사용한 핵연료봉이 재처리 시설로 옮겨졌는지에 대해 판단하지 못했다고 제재위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제재위는 또 북한이 지난 5월 4일과 9일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비행 궤적이 기존의 스커드 미사일보다 평탄화돼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뚫을 북한의 능력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사이버 해킹도 제재위가 주목한 사안이다. 제재위는 “북한 사이버 인력들은 정찰총국의 지시에 따라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에 필요한 돈을 모으고 있으며, 그 금액은 최대 20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제재위는 북한이 17개국을 상대로 벌인 최소 35건의 해킹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같은 사이버 해킹은 기존의 전통적인 은행거래보다 추적하기 어렵고 각 정부의 감시도 덜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제재위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했던 스테파니 클라인 알브란트는 <38노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날 제재위 보고서의 핵심 대목으로 국제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 능력을 꼽았다. 그는 북한이 사이버 공격에 주력하는 이유에 대해 “랩톱 컴퓨터와 인터넷 접속만 필요로 하는, 저위험 고수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제재위는 북한이 해상에서 선박간 불법 환적을 통해 정제유나 석탄 밀거래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올해 1~4월까지 유엔 제재의 연간 허용 한도인 50만 배럴을 초과한 정제유를 불법 환적했다고 미국이 제재위에 보고했다. 제재위는 또 북한이 올 들어 4월까지 최소 127차례에 걸쳐 93만톤의 석탄을 수출한 것으로 평가하고, 항만 기항을 피하기 위해 바지선에 환적하는 사례를 ‘새로운 제재 회피 기법’으로 소개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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