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26 16:14
수정 : 2019.09.2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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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나눈 통화 내용을 정리한 A4 5쪽 짜리 녹취록을 백악관이 25일(현지시각)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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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트럼프-젤렌스키 통화 녹취록 공개
트럼프 통화에서 “바이든과 아들 관련 의혹 조사해달라” 요청
민주당 “외국 지도자에 대한 마피아 같은 강탈” 탄핵 공세
트럼프 “대가성도, 압력도 없었다”…바이든 부각하며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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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나눈 통화 내용을 정리한 A4 5쪽 짜리 녹취록을 백악관이 25일(현지시각)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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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25일(현지시각) 백악관이 공개한 통화 녹취록에서 확인됐다. 이에 민주당은 “트럼프의 압박이 확인됐다”며 탄핵 공세를 키우고,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맞서면서 ‘프레임 대결’이 격화하고 있다.
백악관은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선언한 이튿날인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7월25일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A(에이)4 용지 5장 분량인 녹취록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의 아들(헌터)에 관해 많은 이야기가 있다. 바이든이 기소를 중단시켰다는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그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만큼 당신이 법무부 장관(윌리엄 바)과 함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은 자신이 기소를 중단시켰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당신이 그걸 조사할 수 있다면…. 나한테는 끔찍한 얘기로 들린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를 요청한 사안은,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6년 초 자기 아들 헌트가 소속된 에너지 회사인 ‘부리스마 홀딩스’를 수사하던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쇼킨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1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대출 보증을 보류하겠다고 우크라이나 정부를 위협했다는 의혹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새 검찰총장이 9월 취임하면 그가 이 상황을 조사할 것이다. 특히 당신이 언급한 그 회사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와 윌리엄 바 법무장관더러 당신에게 전화하도록 하겠다”며 “당신이 알아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러시아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미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서버를 언급하면서 “사람들이 그 서버를 우크라이나가 갖고 있다고 한다. 당신이 그 진상을 밝혀줬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지난 대선 공모 의혹이 최초 제기된 경위를 민주당 전국위의 서버를 조사해 밝혀달라는 요청으로 보인다.
이 녹취록에 대해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이 우리 선거의 고결성과 대통령직의 품위, 국가안보를 해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을 확인해준다”고 말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외국 지도자에 대한 고전적인 마피아식 강탈”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하원의원(전체 435명)이 민주당 217명과 무소속 1명으로, 하원 통과 요건인 과반(218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압력도, ‘퀴드 프로 쿠오’(대가성)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군사원조 지원 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나는 하원의 공화당 의원들에게 (나에 대한) 내부고발자 정보뿐 아니라 바이든과 그 아들에 대한 투명성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을 ‘바이든 의혹’으로 몰고 가겠다는 것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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