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27 08:28
수정 : 2019.09.2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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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한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이 26일(현지시각)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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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자 고발장 공개
“두 정상 통화내용을 통상적 시스템에서 삭제 지시”
트럼프 “펠로시는 급진 좌파에 붙잡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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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한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이 26일(현지시각)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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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난 7월25일 통화 내용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불러온 미 정보당국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에서다.
26일(현지시각) 공개된 고발장은 상·하원 정보위원장에 대한 서신 형태로 돼 있으며, 에이(A)4 용지 9쪽 분량이다. 이 문건은 기밀 해제된 뒤 일부 내용은 검은색으로 가려진 채 공개됐다.
내부고발자는 지난 8월 작성한 고발장에서 “(7월25일 트럼프-젤렌스키 대통령 간) 통화가 있고 나서 얼마 후에 나는 복수의 미 당국자들로부터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이 전화 통화 관련 모든 기록, 특히 백악관 상황실에서 만들어진 ‘말 그대로의’ 녹취록을 감추려고 시도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백악관 당국자들이 백악관 변호사들로부터 통화 관련 전자 녹취록을, 통상적으로 녹취록을 저장하는 컴퓨터 시스템에서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당국자들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다. 통화 내용을 별도의 기밀 시스템으로 옮기도록 했다는 것이다.
내부고발자는 또 “공식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복수의 미정부 당국자들로부터 미국의 대통령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외국의 개입을 요청하는 데 그의 대통령직 권한을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외국 정부에 대한 ‘압박’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가 핵심 인물로 개입했으며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관여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내부고발장이 공개된 직후에는 조지프 매과이어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에 대한 미 하원 정보위의 청문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매과이어 대행은 내부고발자가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면서도 “(그가)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사건은 독특하고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해, 에둘러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전날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 내용과 이 내부고발자의 주장이 “일치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 타임스>는 이번 사건의 내부고발자가 중앙정보국(CIA) 소속 당국자라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복귀하며 기자들에게 “(탄핵을 추진하는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하원의장)가 급진 좌파에 붙잡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중단시킬 방법이 있을 것이다. 아마 법원을 통해 법적으로”라며 탄핵 조사 중단을 위한 소송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앞서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민주당원들은 공화당과 공화당이 옹호하는 모든 것을 파멸시키려 하고 있다”며 “함께 뭉쳐서 승부를 보고 강력히 싸우라, 공화당원들. 나라가 위태롭다!”며 지지층에 결집을 호소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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