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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1 15:20 수정 : 2019.12.11 15:46

미국의 영어사전 출판사인 메리엄 웹스터가 2019년 ‘올해의 단어’로 성별을 특정하지 않는 3인칭 복수 인칭 대명사인 'they’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메리엄 웹스터 누리집 갈무리

“성 정체성 소수자 개인 가리키는 대명사…
최근 출판물·SNS·일상대화에서 널리 쓰여”
지난해 옥스퍼드 사전도 “문법적으로 옳다”
트럼프 ‘대가성 거래’와 ‘탄핵’도 검색 폭증

미국의 영어사전 출판사인 메리엄 웹스터가 2019년 ‘올해의 단어’로 성별을 특정하지 않는 3인칭 복수 인칭 대명사인 'they’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메리엄 웹스터 누리집 갈무리

미국 영어사전 출판사인 메리엄 웹스터가 2019년 ‘올해의 단어’로 성별을 특정하지 않는 3인칭 복수 인칭 대명사인 '데이(they·그들)’를 선정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웹스터는 “최근 몇년새 학계와 일상 언어에서 이 단어의 의미 전용이 크게 늘었으며, 특히 올해 온라인 검색 건수가 지난해보다 313%나 늘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영어에서 ‘나’와 ‘너’가 아닌 제3자를 가리키는 단수 대명사는 ‘그 남자(he)’와 ‘그 여자(she)’, 둘 뿐이다. ▶관련기사= [유레카] ‘젠더 중립’ 언어의 창조적 파괴

웹스터는 “영어는 ‘모든 사람(everyone)’이나 ‘어떤 사람(someone)’에 상응하는 젠더 중립적인 단수 대명사가 없으며, 따라서 ‘그들(they)’이란 단어가 600여년이나 대신 쓰여왔다”며, “특히 최근 들어선 이 단어가 ‘성(젠더·gender)’ 정체성이 남성 혹은 여성이 아닌 개인을 가리키는 말로 출판물과 소셜 미디어뿐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 대화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젠더’는 사회·정치적 의미의 ‘성(性)’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남성 혹은 여성으로만 구별되는 생물학적 성별인 ‘섹스(sex)’와 구별된다.

지난 9월, 메리엄 웹스터 사전은 ‘they’의 뜻풀이에 “성 정체성이 여성이나 남성이 아닌 개인”이라는 새로운 뜻을 추가해, 이 단어를 전통적 의미의 남성(he) 또는 여성(she)에 속하지 않는 개인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공식 인정했다. 앞서 지난해엔 영국의 옥스퍼드 영어사전과 딕셔너리닷컴도 “‘they’를 단수 대명사로도 쓰는 게 문법적으로 옳으며, 실제로 14세기 후반 이래 그렇게 쓰여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메리엄 웹스터 사전의 ‘올해의 단어’ 2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조사와 관련이 있는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 대가성 있는 거래)가 차지했다. ‘탄핵'(impeach)’도 검색량이 급증한 단어로 꼽혔다.

메리엄 웹스터가 매년 12월에 발표하는 ‘올해의 단어’는 그해 미국을 비롯한 영어 사용권의 핵심 관심사들과 사회 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최근 5년 새 선정된 단어들은 2018년 ‘정의(justice), 2017년 ‘페미니즘(feminism), 2016년 ‘초현실적인(surreal), 2015년 ‘~주의(-ism), 2014년 ‘문화(culture)’였다.

메리엄 웹스터는 영국에서 창업해 지금은 미국 회사가 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출판사의 자회사로, 1831년 미국에서 창업한 이래 백과사전과 참고서 출판의 최고 브랜드 중 하나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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