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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8 18:15 수정 : 2020.01.09 02:09

유세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타이베이 로이터=연합뉴스) 대만 대선을 나흘 앞둔 7일 집권 민진당 후보 차이잉원 총통(가운데)이 남서부 자이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ymarshal@yna.co.kr/2020-01-08 17:54:01/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차이잉원 총통, 여론조사서 2위 후보에게 30% 앞서

유권자 25% 35살 이하…23살 이하도 120만명
2000년 정점 찍고 추락하는 투표율도 변수로

철저한 ‘중국위협론’으로 젊은층 공략 차이 총통
차이 재선보다 민진당 ‘과반 수성’ 여부 관심

유세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타이베이 로이터=연합뉴스) 대만 대선을 나흘 앞둔 7일 집권 민진당 후보 차이잉원 총통(가운데)이 남서부 자이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ymarshal@yna.co.kr/2020-01-08 17:54:01/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1일 실시되는 대만 총통 선거는 이미 사실상 승부가 갈린 것으로 보인다. 집권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이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인 국민당 한궈위 후보를 30%포인트 가까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 투표율과 이번 선거에서 처음 투표에 참여하는 젊은 유권자층의 표심이 남은 변수로 보인다.

긴 군사독재 시기를 거친 대만에서 총통 직선제가 도입된 건 1996년이다. 투표율은 2000년 최고점(82.7%)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 2008년 선거에서 76.33%를 기록하더니 2016년 선거(66.27%)에선 60%대로 주저앉았다. 대만의 투표권은 만 20살 이상에게 주어진다. 8일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종합하면, 20살 이상 유권자는 1934만여명에 이른다. 약 25%는 35살 이하 젊은층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유권자가 된 23살 이하 연령대는 전체 유권자의 6% 남짓인 약 120만명이다. 청년층 투표율이 중요한 이유다.

지난해 11월 대만 경제지 <상업주간>이 23살 이하 신규 유권자 8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3.1%가 자신을 ‘대만인’으로 답했다. ‘대만인이자 중국인’이란 답변은 11.5%였고, ‘중국인’이란 답변은 1.1%에 그쳤다. ‘중국과의 통일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3.1%에 그친 반면, ‘대만 독립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5%에 이르렀다. 59.7%는 ‘현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답했다. 차이 총통이 선거 전략으로 철저하게 ‘위기감’을 증폭시키는 방식을 채택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는 선거 유세 때마다 “14억 인구의 중국이 2300만 인구의 대만을 집어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이를 두고 ‘연기 없는 세가지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첫째, 중국이 대만을 집어삼키려 한다는 ‘심리전’이다. 둘째, 중국이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거짓 정보를 흘리고 있다고 강조하는 ‘미디어전’이다. 셋째, 중국의 대만 정치 개입을 막겠다며 지난해 연말에 강행 처리한 반침투법 등 ‘입법전’이다.

다른 한편으로 차이 총통은 ‘개방적인 서구형 민주주의’ 성향을 과시하며 젊은 유권자에게 다가섰다. 지난해 5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대만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말 대만 양안정책협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23살 이하 청년층에서 68.2%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했다.

7개월째로 접어든 홍콩 민주화 시위도 대만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일국양제를 받아들이면, 대만도 홍콩처럼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중국이 일국양제를 대놓고 거부한 차이 총통 집권 이후 보여온 군사적 위협에다 대만 수교국 7개 나라와도 수교를 맺으며 차이 총통 정부를 외교적 고립으로 몰아간 것도 역풍을 낳았다. 무명이던 한궈위 후보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국민당 돌풍을 일으키며 민진당의 텃밭이던 가오슝 시장에 당선된 것도 젊은층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은 결과였다. 그가 불과 반년 만에 총통 선거에 뛰어들었으니 청년층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한궈위가 홍콩 시위와 일국양제에 대해 언급을 피하다 막판에서야 차이 총통과 비슷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청년층의 비난을 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포모사가 지난달 30일 내놓은 최신 조사 결과, 차이 총통은 48.2%의 지지율로 한 후보(20.3%)와 친민당 쑹추위 후보(10.3%)를 압도했다. 다만 차이 총통 지지율이 고스란히 민진당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정당 지지율은 민진당(33.4%)과 국민당(24.3%) 사이 격차가 총통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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