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0일(현지시각) 중국 우한으로 여행을 다녀온 뒤 감염증에 걸린 여성의 남편이 전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발견된 사람간 전염 첫 사례다. 미국 내 확진자는 6명으로 늘었다. CDC 누리집 화면 갈무리.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사람 사이에 전염된 첫 사례가 나왔다. 미국 내 감염증 확진자는 6명으로 늘었으나, 보건당국은 미국 대중에게 즉시 확산될 위험은 낮다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0일(현지시각) 중국 우한으로 여행을 다녀온 뒤 감염증에 걸린 여성의 남편이 전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부부는 모두 60대이며, 일리노이주에 거주하고 있다. 남편은 우한을 방문하지 않았으나, 아내가 우한에서 돌아온 뒤 증세를 보이는 동안에도 가까이 접촉해왔다고 당국은 밝혔다.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부부는 현재 양호한 상태라고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밝혔다. 당국은 이들 부부가 최근 접촉한 사람들을 조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중국 등 다른 지역에서 사람 간 감염 사례가 보고됐지만, 미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미국 내 감염증 확진자는 6명이 됐다. 일리노이주에 2명, 캘리포니아주 2명, 애리조나주 1명, 워싱턴주 1명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29일 기준으로 미국 36개 주에 걸쳐 165명에 대해 감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은 이날 전화브리핑에서 “중국과 다른 나라들을 볼 때, 우리 센터 전문가들은 미국에서도 사람 간 감염 사례가 발견될 것으로 예상해왔다”며 “우리가 지금 아는 것에 기초해볼 때, 우리 판단은 여전히 미국 대중에 대한 즉각적 위험은 낮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원지인 우한에 머물다 29일 전세기로 귀국한 미국인 200여명이 공군기지 내에 완전 격리돼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30일 국방부 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우한에서 귀국한 국무부 직원과 가족, 이들을 돌보고 있는 정부 인력을 위해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마치(March) 공군기지 안에 거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국방부 인력들은 (귀국한) 대피자들과 직접적인 접촉을 하고 있지 않다”며 “귀국한 이들은 그들이 배정된 거주공간 이외에 기지 내 어떤 다른 장소도 출입·접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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