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주거 단지 들머리에서 11일 방역요원이 주민의 체온을 재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2월 들어 처음으로 300명대로 떨어졌다. 지난 3일 하루 확진자가 89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일주일 만이다.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선 주민 전체를 상대로 한 건강상태 점검에 이어 의심환자 전원에 대한 감염증 검사도 서두르는 등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집계 결과, 전날 신규 확진자는 2478명으로 이 가운데 2097명이 후베이성에서 나왔다. 최초 발병지인 우한시에서 1552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인근 샤오간시와 황강시에서도 각각 101명과 8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눈에 띄는 점은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신규 확진자가 지난 3일 89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일주일째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신규 확진자는 전날에 견줘 60명 줄어든 381명으로, 2월 들어 가장 낮은 기록이다. 누적 확진자는 4만2638명으로, 이 가운데 사망자와 완쾌돼 퇴원한 환자를 제외한 치료 중인 확진자는 3만7626명이다.
전날에만 108명(후베이성 103명)이 감염증으로 인해 숨지면서 누적 사망자는 1016명까지 늘었다. 하루 신규 사망자가 100명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 집단 발병 이후 처음이다. 확진자 가운데 중증 환자는 7333명이며, 의심환자는 2만1675명에 이른다.
신종 코로나 최대 피해지역인 우한시는 감염증 확산세를 꺾기 위해 주민 전수조사 등 특단의 방역 조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방역당국은 지난 9일까지 우한시 전체 인구의 99%에 이르는 1059만명에 대한 건강상태 조사를 마쳤다”며 “11일까지 의심환자 전원에 대한 감염증 검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인구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한 전역을 구역별로 나누고, 모든 발열 환자는 반드시 자신의 거주지가 속한 구역 내 지정병원에서 초기 진료를 받도록 했다. 11일 현재 우한시 감염증 누적 확진자는 8454명, 사망자는 748명에 이른다. <신화> 통신은 지난달 23일 ‘봉쇄’ 이후 지금까지 의료진 1만7천여명과 의약품 등 지원물자 2205톤이 우한에 도착했다고 집계했다.
춘절(설) 연휴 종료 이후에도 업무 재개가 늦어지는 등 감염증 확산세 지속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11~18일 약 1억6천만명이 거주지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 통신은 쩡광 국가금융발전실험실 부주임의 말을 따 “감염증 확산으로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0.2~1%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총량 국가발전개혁위 비서장은 이날 국무원신문판공실 주최 기자회견에서 “지역별로 방역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업무를 재개하고 있으며, 노동자 복귀도 이에 맞춰 이뤄질 것”이라며 “긴급을 요하는 업종은 곧바로 가동에 들어가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업종에서는 방역 상황에 따라 업무 재개 시점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스크 업체와 방호복 업체 가동률은 각각 76%와 77%에 이르며, 곡물 가공·처리 업체도 94.6%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며 “전력·가스·석유 관련 업체 가동률도 충분한 상태며, 항공·철도·수로 교통도 정상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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