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세계 최대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AFP 연합뉴스
세계 1위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 자산 100억달러(11조8400억원)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베이조스는 ‘아마존이 탄소배출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비판 속에 지난해부터 기후변화 대처에 관여해왔다.
베이조스는 17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후변화는 우리 행성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100억달러를 출연해 ‘베이조스 지구 기금’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기금은 올여름 출연될 예정이며, 기후변화 관련 과학자와 활동가, 비정부기구 등에 지원된다.
이번 발표는 아마존이 전세계 탄소 배출량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비판이 아마존 내부에서조차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미국에서 1년에 10억개 이상의 물품을 배송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트럭과 비행기 등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배송망을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이 운영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도 대규모 데이터센터 유지를 위해 막대한 양의 전기를 쓰고 있다. 아마존 직원들로부터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자 베이조스는 지난해 9월 파리기후협정 목표를 10년 앞당겨 달성하고 2030년까지 100% 재생 가능한 전기로만 사업을 운영하겠다는 ‘기후 서약’에 서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베이조스는 ‘가진 것에 비해 사회적 기부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일부 희석했다. 베이조스는 아마존 주식의 약 12%인 5700만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약 1300억달러(154조원)로 추산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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