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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일·유럽 선진국이 문제다…WHO, ‘코로나 확산 결정적 시점’

등록 2020-02-28 16:57수정 2020-02-28 22:20

코로나19, 중국 외에서 더 많이 발생
미국 격리시설서 보호장구 미착용
캘리포니아에는 진단 키트 200개뿐
일본, 휴교 등 뒤늦은 대응 나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발생은 “결정적 시점에 도달했고, 팬더믹(폭발적 대유행)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일본·유럽의 선진국들에서 방역 체제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고 있어, 이들 국가에서 드러나지 않은 확산세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우리가 코로나19을 어떻게 대처하냐에 따라 그 확산이 어떤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아주 미묘한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두려할 때가 아니다“며 “지금은 감염을 막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행동할 때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광둥성에서는 32만개 이상의 샘플을 검사했지만, 단지 0.14%만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이것은 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소개했다.

27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수는 중국 외에서 더많은 사례가 보고되면서, 이제는 중국 이외 국가에서의 대처가 관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일본 등 선진국조차도 코로나19 대처에서 발빠른 움직임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언급않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에야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뒤 행정부 차원의 대처가 시작되고 있다.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가 27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총괄체제로 격상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예산 및 자원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지금까지의 소극적 대응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을 이미 야기했을 사태들이 드러나고 있다. 미 정부의 한 내부 고발자는 27일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해 캘리포니아 트라비스 및 마치 공군기지에 격리 중인 미국 시민들을 돕는 보건인사부 공무원들이 필요한 보호장비도 착용하지 않고 적절한 훈련도 받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지미 고메즈 민주당 하원의원은 최근 이 내부 고발자를 만나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고, 이 고발자가 이런 실태에 문제 제기를 했으나 고위층으로부터 보복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 고발자는 격리 시설에 파견된 보건인사부 팀 소속으로 일했는데, 장갑과 마스크만을 썼을뿐 방독호흡기 등 필요한 장비를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 격리 시설에 파견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요원들은 완전한 장비를 갖추고 활동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알렉스 에이자 보건인사부 장관은 우한 체류자들이 캘리포니아에 왔을 때 “현장은 혼란같은 것이 있었다”며 대처가 미흡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첫 확진자도 발생해, 미국 내에서 코로나19이 전파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캘리포니아 북부에 사는 여인이 해외여행도 하지않고 감염자와의 접촉도 없었는데 코로나19 감염자로 밝혀져, 이 여인의 동선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확진자 발생은 미국 내에서 코로나19이 감염자들의 격리 시설과 방역 대책을 뚫고는 퍼지고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현재 60건의 확진자가 보고된 미국에서는 아직까지 코로나19 검사비를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데다, 검사방법과 수단의 미비로 충분한 검사와 대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은 확진자 발생으로 비상이 걸린 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섬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정부가 보유한 코로나19 진단 키트가 200개에 불과하다고 대처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는 8400명의 주민이 관찰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코로나19에 소극적 대처로 일관하던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는 27일 초중고교의 임시 휴교를 발표를 시작으로 뒤늦은 대처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2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전국 초중고의 임시 휴교에 대해 “향후 1~2주가 중요한 시기”라며 “필요한 대책을 주저함 없이 실행해 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전격적인 휴교 조처로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겪는다는 비판에 “이번 조치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을 지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등교하지 않는 학생들을 돌보기 위해, 정부가 부모들의 유급휴가 지원에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일본에서는 28일 11시 현재 집단 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객과 승무원 705명, 일본 내 감염자와 중국인 여행자 200명, 전세기편 귀국자 14명 등 91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엔에이치케이> 방송이 보도했다. 이 중 사망자는 유람선 승객 4명을 포함해 8명이다. 특히 전체 47개 도도부현(광역단체) 기준으로는 19곳에서 감염자가 나온 상황이지만, 최북단의 홋카이도에서 최남단의 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전역에서 환자가 생겼다.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도 콘트롤타워인 노동후생성의 코로나19 발생 통계는 28일 오후 현재 27일 상황에서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또, 일본 정부가 진단 능력을 하루 3천건 이상으로 제고시키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사카에 사는 40대 여인은 코로나19 감연 진단 뒤 회복 판정을 받았다가 다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오는 국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됐는데, 그는 이탈리아 북부 지역을 방문했다. 영국의 북아일랜드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와, 영국 내 확진자는 16명으로 늘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가오는 위기인 대유행에 직면하고 있다”며 프랑스가 세계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나라 중의 하나임을 지적하며 방역의 어려움을 인정했다.

유럽 각국의 코로나19 환자들의 대부분은 이탈리아 방문자들이 많아서, 이탈리아가 유럽 내의 확산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자유왕래 정책이 시행되는 유럽연합의 회원국들은 각국의 상이한 보건체계로 체계적인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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