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3일(현지시각) 치러진 민주당의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10개 주 승리를 거머쥐며 날아올랐다. 선두를 달려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최대 경선지인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4개 주에서 이겼으나, 바이든의 급부상으로 기세에 제동이 걸렸다. 바이든이 ‘반샌더스’ 진영의 주축으로 부활해 ‘샌더스 대 바이든’ 구도가 되살아남에 따라 민주당 경선이 팽팽한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14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실시된 경선에서 바이든은 앨라배마, 아칸소,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테네시, 버지니아 등 남부 6개 주와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메인 등에서 승리했다. 바이든은 특히 이날 경선지들 가운데 두번째로 대의원이 많은 텍사스(228명)에서도 97% 개표 상황에서 샌더스를 3.5%포인트 가까이 앞서며 1위를 달렸다.
바이든은 지난 세 차례 경선지에서 부진을 겪다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위로 올라선 뒤, 슈퍼화요일 하루 전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의 지지 선언을 받으며 대약진에 성공했다.
‘원톱’으로 질주해온 샌더스는 출신지인 버몬트와 서부의 콜로라도, 유타에서 이겼다. 그는 미 전역에서 대의원 규모가 가장 큰 캘리포니아(415명)에서 1위 한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샌더스는 81% 개표 상황에서 33.1%로 1위를 기록했고, 바이든은 약 8.9%포인트 뒤처진 2위를 달렸다. 이날 승패를 규정할 대의원 확보 수는 캘리포니아 집계까지 끝나야 확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뉴욕 타임스>는 밤 10시(한국시각) 현재 슈퍼화요일 경선으로 바이든이 확보할 누적 대의원 수를 670명, 샌더스는 589명으로 예측했다.
2월 경선지들을 건너 뛴 채 슈퍼화요일 공략에만 주력해온 마이크 블룸버그는 이날 경선지들 대부분에서 3위 이하의 초라한 성적이 나오자 4일 오전 경선을 포기하고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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