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 4월30일까지 연장”

보름 시한 하루 앞두고 “한 달 연장” 발표
“부활절(4월12일)에 경제 재개” 밝혀왔으나
‘너무 이르다’ 보건전문가들 지적에 물러서
‘쓴소리맨’ 파우치 “현명하고 신중한 결정”
미 코로나19 확진자 13만9600여명, 사망 2430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각),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4월30일까지로 한달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연구모델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앞으로 2주 뒤에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4월30일까지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승리를 얻기 전에 승기를 선언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없을 것”이라며 “이 가이드라인을 잘 지킬수록 악몽은 더 빨리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6월1일까지는 회복되는 길 위에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좋은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10인 초과 모임을 피하라 △가능하면 일·수업을 집에서 하라 △음식점 안에서 식사하는 것을 피하라 △자유재량에 의한 여행이나 사교 방문을 피하라 등을 담은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미 국민들에게 보름간(3월30일까지)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4일 “부활절까지는 미국의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싶다”고 말해, 4월12일께 이 가이드라인을 완화할 뜻을 밝혀왔다. 이에 보건 전문가는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부활절은 너무 이르다”, “가이드라인을 일찍 완화하면 그에 따른 인명 피해에 대한 책임이 대통령 것이 된다”는 등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 이를 받아들여 완화 시점을 일단 4월 말로 늦췄다. 실업 고통 등에 놓인 미국인들에게 ‘조만간 경제 재개’라는 기대감을 준 뒤, 실제로는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더 집중하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객관적 사실에 기반해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온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이 기자회견에서 “현명하고 신중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 코로나바이러스정보센터 집계로 이날 오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1만8천여명 늘어난 13만9600여명이며, 사망자는 2436명에 이른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