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한 연구소가 개발한 코로나19 감염 식별 사이트. 집안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식품들에 대한 후각 변화를 측정해 코로나19 증세를 측정한다.
집안에서 간단히 냄새를 맡는 것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이스라엘 연구소에 의해 개발됐다. 땅콩버터, 식초, 보드카, 마늘 등의 냄새를 맡은 뒤 후각의 강도와 상쾌함의 정도에 따라 감염 여부를 식별하는 방법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권위있는 연구소인 와이즈만과학연구소의 노암 소벨 신경생물학 교수가 ‘스멜트랙커’(SmallTracker, 냄새추적기)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코로나19 감염 탐지에 도움이 되는 후각 측정 방식을 발표했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사이트에 들어온 사람들은 로그인을 한 뒤 집안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땅콩버터, 식초, 보드카, 마늘, 검은후추, 바닐라 농축액, 민트, 양파 등에서 5가지를 선택해 매일 냄새를 맡는다. 자신이 맡은 냄새의 강도와 상쾌함 정도를 기록하는데, 급작스런 변화가 생기면 코로나19 감염의 초기 징후로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벨 교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라며 “처음에는 5분 정도 걸리며, 그 다음부터는 2~3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식을 통해 “만약 후각이 변하는 것과 더 나아가 상실하는 것을 측정할 수 있다면” 이는 코로나19 증세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소벨 교수는 후각이 변하거나 상실되면, 의료진을 찾아가 증세를 설명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까지 코로나19의 증세 중 하나로 ‘후각 상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과 이란 등 몇몇 국가들의 예비 조사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의 60%에서 후각 변화나 상실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자들은 현재 인체에 감염되는 8가지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다고 평가한다. 소벨 교수의 연구소는 후각 상실이 여러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나타나는 상이한 증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소벨 교수는 스웨덴의 카롤린스카연구소와 함께 이스라엘 및 스웨덴 환자 5천명을 대상으로 이 후각 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사이트 사용자가 시간당 200명씩 늘고 있다고 소벨 교수는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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