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양뤄항에 지난 12일 화물 컨테이너들이 적치돼 있다. 지난 8일 우한의 봉쇄령 해제와 함께 수상 운송도 재개됐다. 우한/신화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1.2%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중국 국가통계국이 오는 17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겪으리라는 우울한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속성장을 이어오며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중국마저 1분기 성장률이 문화대혁명 이후 44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은 14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6.0%)보다 5%포인트가량 낮췄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고도성장에 급제동이 걸릴 거라는 전망이다. 다른 나라 경제가 2분기 이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본격 침체 국면에 들어설 걸로 예상되는 것과 달리, 중국 경제는 1~2월에 가장 어려웠다는 것이 이런 전망의 배경이다. 중국은 1월 하순부터 2월까지 생산과 소비가 극도로 위축됐고, 고정자산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도 사상 최악 수준을 보였다.
이 때문에 17일로 예정된 국가통계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 발표에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 민간 금융기관들인 바클레이스, 골드만삭스, 유비에스(UBS)는 1분기 성장률을 각각 -15.0%, -9.0%, -5.0%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본의 미즈호은행은 3월 수출입 지표를 근거로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을 거라고 내다봤다. 14일 중국 해관총서 발표를 보면 중국의 위안화 기준 3월 수출은 전년 대비 3.5% 감소했고, 수입은 2.4% 증가했다. 달러화 기준으로는 각각 전년 대비 6.6%, 0.9% 줄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마오쩌둥 전 주석이 사망한 1976년이 마지막이다. 천안문 시위 유혈진압으로 혼란에 빠졌던 1990년의 성장률도 3.9%에 이르렀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는 2010년 마지막으로 두 자릿수(10.6%)를 기록한 뒤 지난해 6.1%까지 서서히 하락하는 추세다.
1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 관심은 중국 경제가 V자형의 빠른 회복세를 보일지, U자형의 더딘 회복세를 보일지에 모일 전망이다. 일본 증권사 노무라는 중국의 3월 수출입 지표가 반등했지만 2분기에도 지속되기는 불가능하다며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도 빠른 회복 가능성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기타 고피나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계 각국의 봉쇄 조처가 계속되고 있어 중국의 수출 전망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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