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26일 대산문화재단에서 연 국제문학포럼 참석차 한국에 온 루이스 세풀베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칠레 출신 세계적인 소설가 루이스 세풀베다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향년 71.
프랑스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은 세풀베다의 책을 출간해 온 스페인 투스케 출판사가 16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세풀베다가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스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세풀베다는 지난 2월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50일 가까이 투병해 왔다. 세풀베다는 2월18~23일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문학 행사에 참석했고, 거주지인 아스투리아스로 돌아간 뒤 2월25일부터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풀베다는 스페인어권에서 인기와 작품성을 인정받는 유명 작가다. 국내에 <연애 소설 읽는 노인>, <지구 끝의 사람들> 등 수십 편이 번역됐다.
세풀베다는 1949년 칠레에서 태어났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 학생 운동을 하다 1977년 군부의 탄압을 피해 망명길에 올랐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파라과이, 볼리비아 등 중남미 여러 나라를 떠돌다 스페인에 정착했다.
그의 첫 소설이자 대표작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은 살해 당한 환경운동가 치코 멘데스를 기리는 내용으로 1989년 출간됐다. 아마존에 사는 노인이 침략자가 파괴한 자연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총을 들고 숲으로 떠나는 과정을 추리소설적 기법으로 그렸다. 그린피스 활동가이기도 했다. 그는 2005년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해 “치코 멘데스는 아마존 정글에서 백인과 원주민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옹호했고 다국적 기업에 대항한 아마존 주민들의 공동전선에 관해 말했다”며 작품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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