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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굶어죽느니, 코로나로 죽겠다’ 전세계 저소득층 ‘생활고 시위’

등록 2020-04-20 18:01수정 2020-04-21 02:32

아랍의 봄 야기한 분신사태 중동서 빈발
코로나19로 지구촌 약 20억명 생존 위기
인도 뭄바이에서 14일 일거리를 잃은 이주 노동자 수만명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뭄바이/AP 연합뉴스
인도 뭄바이에서 14일 일거리를 잃은 이주 노동자 수만명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뭄바이/AP 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 이동제한 조처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구촌 곳곳에서 생존을 위협받는 저소득층들의 항의가 분출하고 있다. 코로나19는 홍콩에서 칠레까지 전세계 권위주의 집권세력에 지난해 들불처럼 일었던 ‘민주화 시위’를 잠재우는 통제력을 부여했으나, 붕괴되는 경제상황은 더 크고 절박한 시위로 분출될 우려를 조성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0일 보도했다.

지난주 인도 뭄바이에서는 일거리를 잃은 이주노동자 수만명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19 발발 이전 이미 금융위기에 빠졌던 레바논에서는 이동제한으로 실물경제마저 마비되자, 수도 베이루트의 성난 군중이 폭동을 일으켰다. 내전이 지속되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선 지난주 적어도 세차례의 대중시위가 벌어졌다. 6개월째 반정부 소요가 진행되는 이라크에선 통행금지가 선포됐는데도, 나시리야 및 사드르시티 등지에서 자연발생적인 시위가 터져 나왔다.

특히 중동은 코로나19가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는데다, 계속되는 분쟁과 난민사태로 ‘폭발 직전’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라크, 레바논, 알제리 등에서 계속된 반정부 시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제한으로 봉쇄됐으나, 제2의 시위 물결이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레바논과 튀니지 등지에서는 이미 생활고에 항의하는 분신 사태가 벌어져, 소셜미디어에 그 장면이 떠돌고 있다.

후사인 파크르(20)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지금은 폐쇄된 시장 주변에서 ‘툭툭’(삼륜차)을 운전해 하루 20달러에 못 미치는 돈이나마 손에 쥐곤 했다. 그는 “굶어죽느니 차라리 바이러스에 감염돼 죽겠다”며 “아들과 아내가 굶는 것을 보면서도, 그들한테 음식을 가져다줄 수 없다”고 한탄했다.

빈곤과 저개발, 분쟁에 시달려온 아프리카의 상황도 비슷하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가 비교적 적은 것으로 집계되곤 있으나 ‘검사 부재’의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아프리카 대부분 나라가 사회안전망을 갖추지 못해 이동제한은 곧바로 일거리 박탈과 기아로 이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전세계 20억명 이상의 주민이 날품팔이로 연명하고 있다. 이동제한 등은 그들에게 당장 하루치의 음식조차 얻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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