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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유가 폭락’ 충격,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질 조짐

등록 2020-04-22 18:35수정 2020-04-23 02:03

석유 관련 상장지수펀드들 유가 선물에서 발 뺄 조짐
석유업계 파산 이어질 땐 회사채 시장도 장담 못해
서부텍사스유 선물 가격이 -37.63달러로 떨어지면서 시작된 유가 충격이 금융시장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부텍사스유 선물 가격이 -37.63달러로 떨어지면서 시작된 유가 충격이 금융시장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폭락하면서 유가 불안이 석유업계를 넘어 금융시장으로 번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유(WTI) 6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43.4% 내린 배럴당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핵심 지표인 북해산 브렌트유 6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19.33달러로 24% 내렸다. 브렌트유 가격은 18년 만에 2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유가의 연쇄 폭락은 서부텍사스유 5월분이 -37.63달러를 기록한 전날의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많은 증권 관계자들은 5월분의 대폭락이 선물 만기 때 흔한 ‘기술적 변동’의 극단적 형태이며 6월분이나 브렌트유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대형 석유 펀드들이 유가 선물에서 발을 뺄 조짐을 보이는 등 분위기가 하루 만에 바뀌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최대 석유 상장지수펀드(ETF)인 ‘미국석유펀드’(USO)가 서부텍사스유 6월분 선물 비중을 크게 낮추고 만기가 긴 유가 선물 또는 에너지 파생상품으로 투자 대상을 바꾸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20일 기준으로, 이 펀드의 6월분 보유 비중은 뉴욕상업거래소 전체 6월분의 25%에 달했다. 이 펀드는 최근 몇주 동안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며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았는데, 증권시장에서 주식처럼 거래되는 이 펀드의 가격은 21일 하루새 25%나 떨어졌다. 유가 선물 시장의 충격이 곧바로 개인 투자자들에게까지 미친 것이다.

바닥을 치고 안정됐다는 인식이 퍼지던 금융시장 전반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투자자들이 에너지기업 주식부터 산유국인 러시아의 루블화까지 관련 자산을 모두 팔아치우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석유업체들의 파산과 인수합병 등 지각변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에너지 관련 대출의 영향으로 금융계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미국 셰일 시추업체 유닛이 파산 신청을 준비하는 등 미국 셰일 업계의 파산이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유닛이 유가 폭락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 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와 와이오밍, 멕시코 걸프만 등에서 셰일 석유 및 가스를 시추하는 이 회사의 회사채는 달러당 10센트 선에서 거래되는 등 휴지 조각이 됐다. 미국의 석유 및 가스 시추업체는 1분기에만 7곳이 파산했는데, 다시 파산 행렬이 이어질 경우 지난 3월 회사채 시장 대혼란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 통신은 22일 미국 증시의 석유 관련 폭락세가 홍콩으로 번지면서 5억달러 이상의 파생상품을 보유한 ‘삼성 S&P GSCI 원유 ER 선물 상장지수펀드’가 이날 46%나 폭락했다고 전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시작된 파문이 전세계 금융계를 공포로 몰아갈 조짐이 보인다.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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