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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줄인 보육업 지원금, 건축업으로…호주 성차별적 부양책 ‘뭇매’

등록 2020-06-15 17:42수정 2020-06-16 02:34

코로나19 위기로 보육 문제 심각해지자 지원금 제공
경제 재개 국면 접어들자 외면…건축업에 지원금 집중
“일자리 창출과 성평등 촉진할 건강·교육업 중시해야”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가 15일 경제 관련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최근 성차별적 경기 부양책을 내놔 비판을 받고 있다. 캔버라/EPA 연합뉴스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가 15일 경제 관련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최근 성차별적 경기 부양책을 내놔 비판을 받고 있다. 캔버라/EPA 연합뉴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살린다면서 남성 중심 직종인 건축업을 지원하는 대신 여성과 밀접한 보육 분야 지원금을 줄여 성차별적인 부양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는 14일 오스트레일리아가 최악의 코로나19 위기 국면을 벗어나면서 선택한 부양책이 호응은커녕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는 아동 돌봄의 중요성을 인정해 보육비를 지원하더니, 경제 재개 국면에 접어들자 돌봄 노동을 다시 무시한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게다가 정부가 대신 선택한 업종은 남성들이 주로 종사하는 건축업이었다. 스콧 모리슨 정부는 지난 4일 주택 건축업에 6억8800만 오스트레일리아달러(약 5680억원)를 지원하는 부양책을 발표했다. 2019년 기준으로 건축업 종사자는 전체 노동력의 9%에 이르지만, 대다수는 남성이다.

여성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 건, 나흘 뒤엔 애초 9월까지 지원하겠다던 보육비와 유아교육업 지원을 끊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업계 종사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매출을 회복하기에 부족한 지원금마저 조기 중단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시드니대 경영대학원의 레이 쿠퍼 교수는 “코로나19 위기로 여성의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됐다”며 “그들이 사회를 돌아가게 하고 삶을 유지시켜주는 만큼, 여성의 노동에 호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판이 높아지자 모리슨 총리는 “애초부터 보육 관련 지원은 임시 조처라는 걸 분명히 했다”며 조만간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기존의 통상적인 지원금이 다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총리의 이런 인식은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독립 싱크탱크인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소’가 최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건축업보다 건강·교육·여행·오락업 지원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더 크다. 이런 업종은 종사자의 성비 격차가 크지 않아, 성평등 촉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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