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트럼프에 4번째 경고…이번엔 원문 아예 감춰

폭력성 조장 이유로 네 번째 경고
앞서 세번과 달리 아예 안보이게 가려
페이스북은 같은 글 그대로 노출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트에 폭력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네 번째 경고 꼬리표를 붙였다. 트위터는 앞서 세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에 경고 꼬리표를 붙이면서도 원문은 볼 수 있도록 놔뒀지만, 이번에는 아예 감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수도 워싱턴은 ‘자치 구역’이 될 수 없다. 시도한다면 그들은 심각한 물리적 힘에 부닥칠 것”이라는 트위트를 올렸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인한 인종차별 시위가 그치지 않는 가운데, 워싱턴에서 시위가 격화할 경우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트위터는 해당 트위트를 보이지 않게 처리한 뒤, 읽기를 원할 경우 별도의 ‘보기’를 누르도록 조처했다. 트위터는 “이 트위트는 가학적인 행위에 관한 트위터 운영원칙을 위반했다. 그러나 공익 측면에서 이 트위트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일반적으로 운영원칙을 위반한 글을 삭제하지만, 선출된 지도자나 공무원의 글은 토론 등을 위해 예외적으로 남겨둔다.

앞서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서를 점거한 뒤 이곳을 경찰이 없는 ‘자치 구역’으로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트위트는 시애틀에서 벌어지는 시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있기 하루 전인 22일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백악관 앞 라파예트 광장에 있는 미국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의 동상을 철거하려다 경찰에 해산되기도 했다. 미국 20달러 지폐에 등장하는 잭슨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전쟁 영웅’으로 대우받지만, 아메리카 대륙에서 원주민을 내쫓은 역할 등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잭슨 전 대통령의 ‘대단한 팬’으로 본인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의 같은 글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해당 글에는 찬반의 뜻을 담은 1만3천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최현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