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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바이엘, “제초제 때문에 암” 소송단에 13조원 지급

등록 2020-06-25 15:06수정 2020-06-26 02:32

흔히 GMO 씨앗과 함께 쓰는 몬샌토의 라운드업 소송 타결
판매는 계속하되, 위험성 평가할 전문가 회의 구성하기로
일부는 “합의금이 너무 적다”며 소송 계속 진행할 계획
발암 위험성 논란에 휩싸인 몬샌토의 제초체 라운드업. 몬샌토의 모회사인 독일 바이엘은 24일 집단소송을 제기한 미국인들에게 13조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발암 위험성 논란에 휩싸인 몬샌토의 제초체 라운드업. 몬샌토의 모회사인 독일 바이엘은 24일 집단소송을 제기한 미국인들에게 13조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독일 화학∙제약 회사 바이엘이 자회사 몬샌토의 제초제 라운드업 때문에 암에 걸렸다며 소송을 제기한 미국인들에게 최대 109억달러(약 13조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2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유해성과 위법 여부에 대한 판결을 피하면서 합의금으로 논란을 종료하는 제약 관련 소송 전략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바이엘은 현재 진행중인 집단 소송 종료를 위해 88억~96억달러를 지불하고 앞으로 제기될 소송을 대비해 12억5천만달러를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이번 법정 밖 합의는 소송을 제기한 미국 라운드업 사용자 12만5천명 가운데 9만5천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바이엘은 나머지 3만명을 대리하는 변호사들과 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다. 미 연방법원의 지명에 따라 협상을 중재해온 켄 바이버그는 나머지 소송도 몇달 안에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엘은 라운드업과 관련한 위법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고 라운드업 판매도 계속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미 연방 항소법원이 라운드업에 발암 경고문을 붙여야 한다는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요구를 기각함에 따라 발암 경고문을 부착할 필요도 없다.

라운드업은 1974년 당시 미국 회사였던 몬샌토가 판매를 시작한 제초제이며, 이 제초제에 내성을 갖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농산물 씨앗(‘라운드업 레디’ 제품)과 함께 사용하는 일이 흔하다. 몬샌토의 유전자 조작 씨앗과 제초제의 위험성은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은 사안이다.

바이엘은 라운드업의 위험성을 독립적으로 검토할 5인의 전문가 회의를 구성하기로 소송 대리인들과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라운드업과 암의 관계를 조사해 결과를 미국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4년 이상이 걸릴 이 조사가 완료되기 전에는 새로운 소송 절차가 개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바이엘은 설명했다.

라운드업이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오면 이후 미국내 소송은 불가능해진다. 이 제초제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바이엘은 개별 사건별로 암 유발 여부를 놓고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정원사로 14년동안 일한 뒤 골수 종양을 얻은 존 라무노(72)는 이 합의가 큰 도움이 안될 것으로 봤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그는 합의금의 40%를 변호사 비용으로 지불해야 하고 치료비 10만2천달러(약 1억2천만원)도 부담해야 할 상황이다. 향후 생계비까지 고려하면 적어도 합의금으로 50만달러(약 6억원)가 필요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대 96억달러의 합의금은 1인당 약 10만달러씩 돌아갈 수 있는 금액이다.

이번에 합의하지 않은 2만4천명의 원고를 대리하는 짐 온더 변호사는 “합의금이 너무 적어서 합의를 거부했다”며 “우리는 계속 바이엘의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엘은 지난 2018년 6월 630억달러(약 75조원)에 몬샌토를 인수했는데, 이후 지금까지 주가가 29% 떨어졌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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