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쓴 어린이가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의 바닷가에서 우루과이 국기를 흔들고 있다. 우루과이는 남미에서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한 거의 유일한 나라다. 몬테비데오/AP 연합뉴스
지구촌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앙으로 떠오른 라틴아메리카에서 우루과이가 독보적인 방역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1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보면, 우루과이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36명, 누적 사망자는 27명이다. 3월13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4월까지는 확진자가 꾸준히 늘었으나 그 이후엔 하루 신규 확진자를 20명 이내로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확진자가 140만명을 돌파한 브라질은 물론 페루(확진자 28만5213명), 칠레(27만9393명) 등과 크게 대비되는 성과다.
인구 353만여명의 작은 나라인 우루과이의 방역 성적표는 인구가 540만~580만명인 북유럽 국가들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6월26일 기준으로 인구 1000명당 코로나19 검사자는 18.1명으로, 핀란드(43.3명) 노르웨이(57.4명) 덴마크(173.9명)보다 적다. 하지만 사망자는 100만명당 7.8명으로, 46~174명 수준인 북유럽 3국보다 양호하다.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 타임스>는 “우루과이는 남미에서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한 거의 유일한 나라”라며 “강력한 공공보건 시스템이 방역 성공에 큰 몫을 했다는 데 많은 전문가가 동의한다”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집권한 중도좌파 연합세력인 ‘광역전선’(FA)은 의료 분야에 적극 투자해 인구당 병상 수를 라틴아메리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3월1일 취임한 루이스 라카예 포우 대통령의 대응도 신속했다. 첫 확진자가 나온 직후인 3월 중순 24곳의 코로나19 검사 기관을 설치했고, 빈민 등 취약계층에 대한 경제·사회적 지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국경을 폐쇄하고 대규모 모임을 금지했지만 강력한 봉쇄 조처는 취하지 않았다. 덕분에 올해 경제성장률을 -3.7% 수준에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돌포 가르세 우루과이 공화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부가) 국민을 어른으로 대우했고 국민들도 이에 걸맞게 반응했다”며 우루과이의 방역 정책 특징을 ‘책임감 있는 자유’로 표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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