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무이자 할부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웨덴 은행 클라르나의 로고가, 각국 지폐 그림 앞에 놓인 스마트폰에 표시되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여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물건은 바로 받고 물건값은 나눠 내라’고 유혹하는 상술이 미국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경제 침체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오스트레일리아 금융기술 기업 ‘애프터페이’, 스웨덴 은행 ‘클라르나’ 등의 소액 단기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미국과 유럽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 서비스는 회원들에게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휴 판매자들에게서 4~6%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 형태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과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려는 판매업자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다. 신용카드 할부 등보다 훨씬 빨리 판매대금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게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애프터페이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 번지기 시작한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100만명 이상의 고객을 새로 확보하면서 미국 가입자 규모를 900만명까지 늘렸다. 201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최근 4년 새 시가총액을 1억달러(약 1200억원)에서 125억5천만달러(약 15조원)로 125배나 불리며 고속 성장했다.
미국에서 79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유럽의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도 제휴 업체를 늘려가고 있다. 스포츠 의류업체 노스페이스, 디즈니의 비디오 스트리밍서비스, 화장품 유통업체 세포라 등이 최근 이 회사와 제휴한 주요 기업이다.
단기 무이자 서비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분야는 패션이나 운동용품처럼 이윤이 큰 업종이며, 올해 미국에서만 이런 업종에서 70억~80억달러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서비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연체 위험도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규제는 거의 없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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