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사실을 “실종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제목으로 보도한 <월스트리트 저널>. 누리집 화면 갈무리.
미국 언론은 9일(현지시각)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서울발로 “2022년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여겨졌고 경제 불평등의 열렬한 비판자인 3선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그가 숨지기 전 그에 관한 신고가 들어왔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에에피>는 박 시장이 국내 첫 성희롱 소송의 변호인이었고, 영향력 강한 시민단체(참여연대)를 이끌었으며, 2011년 서울시장에 선출된 뒤 차기 대선 주자로 여겨졌다고 소개했다. 코로나19 사태 때는 수천개의 야간업소들을 폐쇄하고 대규모 집회를 금지하는 등 적극 대처했다는 점도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한국에서 두번째로 힘 있는 관료이자 잠재적 대선 후보가 자신의 비서가 경찰에 ‘2017년부터 박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뒤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박 시장이 국내 첫 성희롱 소송이었던 1993년 서울대 신아무개 교수 성희롱 사건의 변호를 맡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을 벌였던 점 등을 소개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최근 미투 운동이 한국에 확산됐고 그 과정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폭력 행위와 관련돼 물러났다는 점도 환기했다.
<시엔엔>(CNN) 방송도 박 시장을 “한국에서 두번째로 힘 있는 관료”라고 소개했다. <시엔엔>은 2011년 서울시장에서 승리한 점을 언급하면서 “예상을 깨고 그가 한국에서 두번째로 힘있는 자리에 올라선 것은 한국인들이 기득권 정치에 질렸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또 “박 시장이 2019년 기준 인구 1000만인 서울에서 복지 프로젝트를 주도해 개혁의 상징이 됐다”고 소개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박 시장을 “공격적인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으로 평가받았다고 소개하면서 비보를 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