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에 자원한 한 시민이 27일(현지시간) 뉴욕주 빙엄튼에서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을 투여받고 있다. 모더나의 3상 시험은 미국 내 89개 도시에서 3만명의 건강한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다. 빙엄튼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모더나에 이어 화이자도 마지막 단계인 3상 시험을 대규모 인원을 상대로 시작했다. 특히, 거대 제약회사 화이자는 연내 시판을 목표로 백신의 가격 책정까지 마친 상태여서, 이번 개발중인 백신의 유효성이 커진 상태이다.
화이자는 3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3상 시험을 지난 27일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 보도했다. 화이자는 독일의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백신 개발을 추진중이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급속히 진전중이어서 오는 10월에 이 백신의 정규 승인이나 긴급 사용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화이자는 이 실험 백신을 코로나19가 퍼지는 미국의 지역에서 고위험군 참가자를 포함한 다양한 주민을 대상으로 시험해 그 효능을 확인할 방침이다.
시험 참가중에게 투입중인 이 백신은 화이자가 앞서 과학적 결과를 발표했던 백신과는 다른 것이다. 화이자는 이번 실험 백신이 더 수용성이 좋고 코로나19부터 더 좋은 보호 효과를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화이자의 최고경영자 앨버트 부를라는 개발중인 백신의 가격을 개발도상국에서도 미국에서보다 비싸게 책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백신을 개발할 수 없는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 등에게는 더 싸게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는 “백신 1회당 19달러라는 기준을 고수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화이자가 이번에 시작한 백신의 3상 시험은 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사실상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단계이다. 3상 시험을 통과하면, 백신을 시판할 수 있다.
화이자는 "임상이 성공한다면, 이르면 10월 보건당국의 승인을 거쳐 연말까지 5천만명(각 2회 투약·총 1억회) 분량의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내년 말까지는 13억회 분량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회사중에서는 가장 진전된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주 화이자와 1억회 분량의 백신을 2억달러에 확보하기로 합의했다. 1회당 약 20달러이다. 화이자는 또 영국에게도 3천만회 분량의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모더나도 이번주에 코로나19 백신의 3상 시험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모더나는 성명에서 내년부터 연 5억회 투여분에서 최대 10억회 투여분까지 백신을 만들어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 중인 모더나는 미 정부로부터 10억달러(약 1조2천억원)에 육박하는 지원금을 받았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7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 백신 개발을 조심스럽게 긍정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사흘 전인 24일에는 올해 안 백신 개발에 회의적이라고 말한 것에서 진전된 입장이다. 그는 "11월까지 개발될 가능성이 크지만, 더 빨리 개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10월 개발을 분명 상상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폭스뉴스>와 회견에서는 “가을철 중후반 즈음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11월이 될 것이고, 10월이 될 수도 있다.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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