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주민의 체온과 맥박을 재고 있다. 뭄바이 빈민 지역의 코로나19 감염률이 57%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뭄바이/로이터 연합뉴스
인도의 거대도시 뭄바이 빈민 지역의 코로나19 감염률이 중산층 이상 거주지보다 3.5배 높은 57%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결과는 세계에서 3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인도의 심각한 상황을 드러내는 한편, 감염자가 공식 집계치(30일 현재 153만여명)보다 훨씬 많을 것임을 보여준다.
뭄바이 광역시 정부가 7월 상순 시내 3개 권역의 빈민가와 중산층 이상 거주지 주민 6936명에 대한 무작위 혈청 검사를 실시한 결과, 빈민가 주민의 57%에서 바이러스 항체가 확인됐다고 <인디아 타임스> 등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산층과 상류층이 거주하는 지역의 감염률은 16%로 분석됐다. 성별 격차도 나타나, 여성의 45%에서 항체가 확인된 반면 남성 중에서는 55%가 항체를 갖고 있었다. 항체가 생겼다는 건,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2~3주일 이상 지났다는 뜻이다.
광역시 정부는 결과 발표 자료에서 “이번 조사는 무증상 감염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걸 암시한다”며 “빈민가에서 감염률이 특히 높은 건 인구밀도가 높고 화장실과 식수시설 등을 공동으로 쓰는 탓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산층 이상 거주지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이뤄지고 위생 시설도 좋아 바이러스 억제 노력이 더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했다.
인도 서부 경제의 중심지인 뭄바이 광역시 인구는 2천만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40% 정도는 빈민가에 산다. 29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11만1964명이며 사망자는 6244명이다.
시 정부는 감염자 사망률(IFR) 곧 미확인자를 포함한 전체 감염자 중 사망자 비율이 빈민가에서 0.05%~0.1% 수준으로 예상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 정부는 “빈민가의 감염률이 ‘집단 면역’(상당수가 면역을 확보해 나머지 사람도 간접적으로 보호받는 상태) 수준에 도달했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주 발표된 수도 뉴델리의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2만1387명의 23.5%에서 코로나19 항체가 확인된 바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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