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재선될 경우 우선순위 정책으로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꼽았다. 그가 11월3일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 등에 방위비 인상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두번째 임기의 최우선 의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미 경제를 그보다 훨씬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수년간 우리를 벗겨먹은 동맹 등 외국들로부터 사업과 무역을 되찾아오고 있다. 그들은 청구서에 돈을 내지 않고 있다. 그들은 채무불이행 상태다”라며 방위비 분담금 얘기로 연결했다.
최근 주독미군 1만2000명을 감축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독일을 러시아로부터 지켜주는데 우리는 아무 것도 얻는 게 없다”며 “우리 자신부터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나 일본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미국의 금전적 이득을 위해 동맹들에게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받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거듭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대선이 없다면 북한·중국·이란이 미국과 협상하고 있을 거라는 주장도 했다. 그는 “지금 당장 대선이 아니었다면 두 가지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첫째는 주식 시장이 훨씬 높았을 것이고, 둘째는 북한 등과 협상 중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포함해 이란, 중국 등이 합의를 희망하면서 24시간 내 첫날에 (협상) 테이블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을 언급하면서 “그들은 트럼프(당선)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지금 기다리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중국·이란 등이 미 대선 결과를 지켜보느라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는 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질문에 “미국은 준비돼 있다. 우리는 (북한과) 협상할 준비가 된 강력한 범정부 팀이 있다”고 말했다. 유엔 특별정무차석대사로 지명된 그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하고, “북한을 협상으로 이끌기 위한 압박”도 동시에 강조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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