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의 연구진이 지난달 6일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을 들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하고 1차분을 생산했다고 밝힌 러시아가 시판을 앞두고 사실상 최종 임상 시험에 들어갔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의 알렉산더 긴즈부르크 소장은 “백신 등록 후 연구 단계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집단 예방접종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긴즈부르크 소장은 약 3만명분 백신을 우선 접종한 뒤 민간에 유통할 것이며, 이에 따라 최초 생산부터 시판까지 3~4주간의 지연 기간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관련 규정에 따라 코로나19 백신을 승인 7~10일 이후부터 시판할 수 있지만, 연구를 위한 집단접종을 실시한 뒤 민간에 유통하겠다는 것이다.
긴즈부르크 소장은 “이번 시험은 모스크바 지역에 거주하는 2만~3만명을 대상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평균적으로 4~5개월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보건부는 15일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1차분이 생산됐다”고 밝혔지만, 수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스푸트니크백신 누리집을 보면, 가말레야 센터는 12일부터 2천명을 대상으로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멕시코에서 3차 임상 시험을 시작했으며 9월부터 백신 대량생산을 시작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1일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고 ‘스푸트니크 브이(V)’라고 이름 지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딸에게도 백신을 투여했고 딸의 상태가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1차 임상시험부터 수천~수만 명의 접종자에게 해가 없는지 검증하는 3차 임상시험까지 거친 뒤 등록과 승인이 이뤄진다. 그러나 스푸트니크 브이의 경우 이례적으로 3차 임상시험을 건너뛰었고 1차 임상시험과 2차 임상시험 대상자도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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