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31일 열린 코로나19로 사망한 ‘필수 노동자’ 추모 집회에서 한 아이가 발언하는 엄마 곁에 서 있다. 미국의 누적 확진자가 600만명을 넘은 가운데 아동과 청소년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스엔젤레스/EPA 연합뉴스
미국에서 최근 3달 동안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아동과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미 소아과학회(AAP)가 밝혔다.
소아과학회가 지난 5월21일부터 8월20일까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어린이와 청소년층의 코로나19 감염자, 입원자, 사망자가 전체 통계와 비교해 더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 타임스>가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3개월 사이 미국의 전체 감염자는 270% 증가한 반면 10대 이하 확진자 증가율은 720%에 달했다. 입원자 증가율도 전체로는 122%였으나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는 356%를 기록했다. 아동과 청소년 사망자 증가율도 전체(115%)의 2배를 넘는 229%였다.
이런 추세는 학교 개학을 앞둔 상황에서 나와, 학교 방역 대책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모든 학교의 정상 개학을 원한다며 아이들은 코로나19에 ‘사실상 면역된 상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숀 올리리 소아과학회 감염병위원회 부위원장은 “코로나19가 어른보다 어린이들에게 덜 심각한 것은 맞지만 (어린이들에게도) 완전히 가벼운 것은 아니다”며 “입원과 사망 통계 등을 볼 때 아동과 청소년의 코로나19 감염률이 사태 초기보다 더 높아졌다는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의 많은 주가 유·소아와 10대 청소년을 구분하지 않고 코로나19 통계를 작성해 정확한 연령별 차이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심지어 24살 이하 환자를 하나의 범주로 분류하는 주도 있다.
한편,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600만명을 넘어섰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밤 기준 확진자 수를 602만8617명으로 집계했다. 누적 사망자는 18만3579명이었다. 이는 전세계 전체의 23.7%(확진자)와 21.6%(사망자)에 이르는 것이다.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기준으로, 미국에서 첫 확진자는 1월22일 발생했으며 97일 뒤인 4월28일 누적 100만명을 넘겼다. 누적 200만명을 넘는 때까지는 다시 43일이 걸렸고, 300만명까지는 28일, 400만명까지는 15일이 걸렸다. 다시 17일 만에 확진자가 500만명이 된 데 이어 22일 뒤 600만명을 기록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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