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10일(현지시각)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 외교차관 회담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0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하고, 두 나라 외교당국간 국장급 실무협의체인 ‘동맹대화’(가칭)를 신설하는 데 공감했다. 1년 가까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방위비분담협상(SMA)에도 두 나라 협상대표 뿐 아니라 외교차관 사이에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최 차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비건 부장관과 약 130분 동안 한-미 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 정세 등에 대해 논의했다며,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최 차관은 “비건 부장관과 지난 70년간 한미 동맹이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 안정에 핵심축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고, 한-미 정상간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협력과 소통을 이어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대화’와 관련해, “국장급 협의채널을 통해 다양한 동맹 현안에 대해 상시적으로 공감해 나가고 공지도 해나가는 것도 그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동맹대화는 한-미 양자 현안을 양쪽의 실무 국장들이 효율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 문제를 다루는 한-미 워킹그룹과 별개다.
최 차관은 방위비분담협상과 관련해 “양국 협상대표 사이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양 차관 간에도 긴밀히 소통하면서 상호 이견을 좁혀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정은보 방위비분담 협상대사와 미국의 도나 웰턴 새 협상대표가 분담금 관련한 세부 사항까지 협상을 계속하되, 최 차관과 비건 부장관은 좀더 정무적 차원의 소통을 보태 진전을 돕자는 취지다. 최 차관은 “비건 부장관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기존 방위비분담협상 틀 아에서 한-미가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미국 쪽에 강조했다”고 말했다.
최 차관과 비건 부장관은 미국 대선 전후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남북 및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양국 외교당국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최 차관은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지지를 지속적으로 표했다고 최 차관은 전했다.
최 차관은 전날에는 백악관을 방문해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과 면담하고 한-미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최 차관의 방미 기간에, 미국 쪽은 여름에 개최하려다 코로나19 사태로 연기한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한다는 의사는 유효하다고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주요7개국 확대 문제는 계속 협의해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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