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프랑스 파리의 시청 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진단검사소에서 보호안경과 마스크를 쓴 의료 관계자가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위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유럽과 북미의 대표 도시인 파리와 뉴욕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강력한 제한 조처에 들어간다. 코로나19가 지난봄에 이어 2차 대확산으로 접어들었다는 증거다.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급증에 따라 수도 파리에서 7일부터 모든 술집을 폐쇄하는 등 새로운 방역 정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도 4일 코로나19 발생이 급증하는 시내 일부 지역의 모든 학교를 폐쇄하는 비상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
파리의 새 제한 정책은 6일 자세한 사항이 발표되며, 2주간 실시된다. 식당은 손님 명부 작성 같은 새로운 방역책을 도입하고, 밤 10시에는 문을 닫아야 한다. 대학 강의실도 수강생을 수용 능력의 절반만 수용해야 한다.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우선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바이러스 확산에 맞서 싸우는 데 필수불가결한 이 조처들은 파리 및 인근 세 지역에 2주간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마르세유는 지난달 26일부터 모든 술집과 식당, 운동시설 등을 2주간 폐쇄하기로 했다. 공연장, 박물관, 영화관 등 공중시설들은 엄격한 방역 조처를 실시하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한다.
프랑스 코로나19 감염률은 인구 10만명당 250명이 넘는다. 프랑스에서는 4일 하루에만 코로나19 감염자 1만2565명이 보고됐다. 전날인 3일에는 1만7천건이 보고돼, 프랑스가 광범위한 검사를 실시한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스페인도 최대 도시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주말 이동 제한이 실시돼, 여행은 필수적인 경우에만 할 수 있다. 스페인 코로나19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300명가량으로 유럽에서는 최대다. 특히 마드리드는 10만명당 700명의 발생률을 보인다. 체코도 5일부터 비상사태를 선포해, 중등학교 폐쇄 및 요식업 영업 제한 조처를 내렸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에 학교 문을 열었던 미국 뉴욕도 다시 일부 지역의 학교를 폐쇄하는 등 다시금 강력한 제한 조처를 준비하고 있다. 뉴욕 시내 일부 학교 폐쇄는 시 당국이 1800개 공립학교 모두를 개교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다시 나온 것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4일 “불행하게도 오늘은 축하의 날이 아니라, 더 어려운 날”이라며 뉴욕 시내 일부 지역에 대한 새로운 제한 조처들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뉴욕의 우편구역 146곳 가운데 브루클린과 퀸스 등 9곳의 모든 학교 및 비필수 사업장 폐쇄 등이 포함됐다. 이 지역에서는 200개의 사립학교 및 100개의 공립학교가 폐쇄된다. 이번 조처는 일단 2~4주간 지속되며, 필요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고 더블라지오 시장은 밝혔다. 이들 우편구역에는 이번 2차 확산의 온상으로 지목되는 정통파 유대교도의 집단 거주지가 있다. 밀집 예배 및 대면 접촉 등으로 방역수칙을 소홀히 하는 정통파 유대교도들은 뉴욕에서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들 지역에서는 최고 8% 등 3% 이상의 코로나19 발생률을 보인다. 뉴욕시 전체의 발생률은 1.5%다.
뉴욕시는 올봄 미국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도시로, 주민 2만명 이상이 숨졌다. 하지만 강력한 봉쇄 정책 등으로 가장 빠른 회복을 보이며, 지난달 사회경제 활동 정상화를 선언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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