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지속 가능 경영’ 기업으로 꼽힌 일본 전자업체 소니의 로고 타입. 소니 누리집 갈무리
일본의 전자업체 소니가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이 꼽은 세계 최고의 ‘지속 가능 경영’ 기업으로 꼽혔다. 한국 전자업체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대중과 언론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진 소니가 변화를 통해 사회·정치·환경 문제에 투명하게 잘 대처하면서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대표 기업으로 꼽힌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2일(현지시각) 전세계 5500개 공개 기업을 인적 자본, 사업 모델과 혁신, 환경, 사회 자본 측면에서 평가해 뽑은 ‘100대 지속 가능 경영 기업’을 공개했다. 신문은 “이 평가에서 열쇠는 투명성이었다”며 “컴퓨터 기계 학습을 활용해 기업 관련 뉴스를 분석하고 기업들이 공개한 경영 활동·정책, 자료 등을 환경·사회·지배구조 분석가들이 평가해 100대 기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소니는 사업 모델과 혁신에서 7위, 인적 자본에서 13위에 오르면서 100점 만점에 78.8점을 얻어 최고의 기업으로 꼽혔다. 신문은 “소니는 원자재 확보와 데이터 보안 측면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소니는 2018년부터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 아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조처를 적극 시행했다고 이 회사의 지속 가능성 총책임자 간베 시로 상임 부사장이 밝혔다.
소니에 이어 종합 전자회사에서 의료기기 기업으로 변신한 네덜란드의 필립스(78.6점), 미국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78.0점), 독일 제약회사 메르크(77.5점), 스페인 전력회사 이베르드롤라(77.1점)가 2~5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필립스는 고가의 중고 의료 장비를 회수해 수리한 뒤 싸게 되파는 방식으로 재활용 및 고객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준 경영 방식이 높은 평가를 얻었다. 시스코는 통신장비의 데이터 보안을 강화하면서도 표준화한 친환경 설계를 자사 제품에 균일하게 적용해 효율성을 높였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지속 가능 경영 6~10위는 한국의 엘지전자(76.9점), 스페인의 멜리아호텔(76.3점), 미국의 휼렛패커드(HP·76.3점), 스위스의 산업기계 업체 게오르크피셔(76.2점), 일본의 세키스이화학(76.0점)이 차지했다.
요즘 미국을 대표하는 주요 기술기업 가운데는 인텔(48위), 페이스북(65위), 애플(68위)이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기업으로는 엘지전자 외에 삼성전자(28위), 엘지생활건강(86위), 지에스건설(92위), 아모레퍼시픽(99위)이 포함됐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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