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증권거래소 운영사 유로넥스트의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1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등 5곳의 거래소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로넥스트의 파리 사무소.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네덜란드계 유럽 최대 증권거래소 운영사인 유로넥스트의 시스템이 고장나면서 1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등 유럽 5곳의 거래소가 한때 마비되고 오후 일부 거래가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유로넥스트의 거래 시스템이 이날 오전 10시(중앙유럽표준시 기준)께 기술적 장애를 일으켜, 파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일랜드 더블린, 벨기에 브뤼셀, 포르투갈 리스본의 증권 거래소의 거래가 중단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유로넥스트는 2시간만에 문제를 확인해 해결했다고 발표했고 이후 거래가 정상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장 마감 이후 이 회사는 거래 마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상품 거래를 뺀 오후 5시30분 이후의 모든 거래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유로넥스트는 “거래가 마감되어야 하는데, 어떤 이유론가 거래가 계속 진행되는 상황으로 작동했다”고 거래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증권 거래소의 마감 직전은 보통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이다. 금융 기업 에이트그룹의 금융기술 분석가 스펜서 민들린은 “마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건 큰 문제”라며 “각종 펀드들이 종가를 기준으로 기준 가격을 설정하는 등 증시 마감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독일계 음료기업 ‘제이디이(JDE) 피츠’와 네덜란드 의료기기업체 필립스 등이 유로넥스트로부터 정확한 주식 종가를 제공할 수 없다고 통보를 받는 등 이 사태가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넥스트의 거래 마비는 지난 1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하드웨어 장애로 온종일 중단된 데 이어 발생한 주요 거래소 사고다. 지난 8월25~26일에는 뉴질랜드 증권거래소가 사이버공격으로 정상 운영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7월1일에는 독일 증권거래소의 전자 거래시스템이 소프트웨어 장애로 3시간동안 중단된 바 있다.
온라인 금융거래 서비스 기업 ‘시엠시(CMC) 마켓’의 마이클 휴슨 수석 분석가는 “지난 12~18개월 동안 세계 주식시장에서 수많은 기술 결함이 발생했다”며 “이는 기술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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