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프레스가 트위터를 통해 무함마드 만화를 싣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프랑스의 시사 주간지 <렉스프레스>가 교사 살해 사건으로 이어진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 풍자 만화를 싣기로 했다.
<렉스프레스>는 20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두려움은 여기에도 있고, 어디에나 있다. 두려움이 우리를 이기도록 놔둘 수 없다”며 무함마드 만화를 21일 발행되는 주간지에 싣는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47)가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며 무함마드 만화를 수업에 활용했다가 이슬람교를 맹신하는 체첸계 러시아 청년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는데, 이를 계기로 만화를 싣는다는 것이다. <렉스프레스>가 무함마드 만화를 싣는 것은 2006년 이후 14년만이다. <렉스프레스>는 1953년 창간한 프랑스의 유력 주간지로, 우파 성향으로 알려졌다.
<렉스프레스>는 이날 함께 공개한 온라인 기사에서 “이슬람교, 유대교, 가톨릭교를 향한 신성모독은 신자들을 모독하는 게 아니라 프랑스에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신성모독의 자유는) 우리의 고유한 역사이자 세속적인 가치관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표현의 자유의 일종인 신성모독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무함마드 만화를 싣는다는 것이다. <렉스프레스>는 온라인 기사에 살해당한 교사가 수업에 썼던 무함마드 만평 2건 등 총 6건의 무함마드 만평을 함께 실었다.
프랑스에서는 무함마드 만화를 놓고 충격적인 사건이 지속되고 있다. 2015년에는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싣던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해 직원 12명 등 총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샤를리 에브도>가 총기난사 관련 재판 시작을 계기로 무함마드 만화를 다시 싣자, 사무실 근처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성모독의 자유에 대해 프랑스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표현의 자유의 일종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지만, 불필요한 도발이며 상대 종교를 존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샤를리 에브도>가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프랑스 시민 59%가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다시 게재하는 것을 찬성했고, 29%는 적절치 못하다고 답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교사 살해 사건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단체가 연관돼 있다며 즉각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단체 ‘셰이크 야신’이 이번 테러에 “직접 연루됐다”며 2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단체 해산을 의결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이슬람 급진주의와 관련된 단체들을 모두 조사할 계획이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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