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마지막 텔레비전 토론에서 북한이 핵 능력을 축소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슈빌/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각) 북한이 핵 능력을 축소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마지막 텔레비전 토론에서 진행자가 “당신은 (1월 당내 경선 때) ‘전제조건 없이 김정은을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어떤 조건이 있느냐’고 묻자 “한반도를 핵 없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그가 핵 능력을 축소한다는 데 합의한다는 조건에서”라고 대답했다.
바이든 캠프는 그동안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해서는 비핵화 진전이 보장돼야 하며, 실무선에서의 충분한 조율이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바이든의 이날 발언은 기존 태도를 재확인한 것이다. 토론에서 바이든은 트럼프가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한에 정당성을 부여해줬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북한이 이달 초 노동당 창건을 기념한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고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것을 배신으로 여기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자신이 집권한 뒤 북한과 관계가 좋고 전쟁도 없다고 주장했다.
대선을 12일 앞두고 열린 마지막 토론에서 두 후보는 국가안보 외에도 코로나19 대응, 인종 차별, 이민 정책 등을 놓고 격돌했다. 그러나 기존의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결정적 공격이나 실수는 나오지 않았다. 바이든이 전국 및 주요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가운데, 플로리다주 등 일부 지역에서 격차가 좁혀졌다는 조사도 나오는 등 트럼프의 막판 추격이 이뤄지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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