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프랑스에 이어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이탈리아도 식당 등의 영업 제한 조처를 발표하는 등 유럽이 또다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에 나서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경찰이 25일 밤 주민에게 통행 금지에 대해 알리고 있다. 바르셀로나/EPA 연합뉴스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기세를 보이는 가운데 스페인도 프랑스에 이어 야간 통행금지에 나섰다. 이탈리아도 영업시간 제한 등 강력한 추가 제한 조처에 들어갔다.
스페인 정부는 25일(현지시각) 전국에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밤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이런 내용의 통제 조처를 발표하면서 통행금지는 15일 동안 적용되지만 의회에 6개월까지 연장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지방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지역간 이동도 금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적인 모임도 6명 이하만 허용된다. 스페인의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2만명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23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104만6132명이다.
이탈리아 상황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 25일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1273명으로 지난 2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1만명 선을 넘어선 뒤 9일만에 2만명에 도달하는 등 증가세가 가파르다. 최근 며칠의 추이를 보면 21일 1만5199명, 22일 1만6079명, 23일 1만9143명, 24일 1만9644명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탈리아 정부는 음식점과 주점의 영업시간을 저녁 6시까지로 제한하고 영화관이나 헬스클럽, 극장 등을 폐쇄하는 강력한 제한 조처를 이날 발표했다. 이 조처는 26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적용된다.
전 국토의 절반 이상에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있는 프랑스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프랑스 보건부는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5만2010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113만8507명이 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116명 증가해 3만4761명을 기록했다. 프랑스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 22일 4만1622명을 기록하는 등 사흘동안 4만명대를 기록하다가 이날 5만명을 넘어섰다.
파리 등 몇몇 대도시 지역에 한해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해온 프랑스는 지난 24일부터 인구 69%가 거주하는 본토 54개 주(데파르트망)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로 야간 통행 금지 조치를 확대했다. 합당한 사유가 없는 한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사이는 외출을 할 수 없다.
벨기에 브뤼셀 수도권 지역도 26일부터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한다고 벨기에 공영방송 <베에르테>(VRT)가 25일 보도했다. 통행금지는 밤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시행된다. 공공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며, 모든 문화 행사도 금지됐다. 또 모든 상점은 예외없이 오후 8시에 문을 닫아야 한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편,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도 23, 24일 이틀 연속 8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확진자로서는 최고 수준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