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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프랑스 이슬람 풍자 옹호에… 중동, 불매로 맞서

등록 2020-10-26 11:40수정 2020-10-27 02:33

쿠웨이트·카타르·요르단 상점
프랑스 화장품 등 판매 중단 마크롱 강경책이 민심 자극

에르도안 “정신과 검사 필요”
마크롱에 연일 막말…프 반발
파키스탄 총리도 비난 가세
프랑스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표현의 자유라고 옹호하고 나선 데 맞서 중동에서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이 번지고 있다. 쿠웨이트의 한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프랑스 제품이 철거돼 비어 있다. 쿠웨이트/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표현의 자유라고 옹호하고 나선 데 맞서 중동에서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이 번지고 있다. 쿠웨이트의 한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프랑스 제품이 철거돼 비어 있다. 쿠웨이트/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표현의 자유라며 옹호하고 이슬람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서자, 중동에서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이 번지고 있다.

쿠웨이트, 카타르, 요르단 등의 상점들이 프랑스 물건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이 25일 전했다. 쿠웨이트의 소비자협동조합연합은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모독이 계속되고 있어 상점에서 프랑스 제품들을 철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프랑스산 버터 판매를 중단한 쿠웨이트의 한 상점 냉장고 위에는 ‘신의 전령들은 프랑스 물건을 거부한다’는 글귀가 붙었다.

카타르 주요 슈퍼마켓 체인인 알미라와 수크알발라디도 프랑스 제품 판매 중지를 선언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또 카타르대학은 “이슬람교와 이슬람 상징에 대한 의도적인 모독이 이어지고 있다”며 프랑스 문화주간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요르단 상점들도 화장품 등 프랑스 수입품들을 철거하는 등 불매 운동에 동참했다. 중동 최대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소셜미디어에 프랑스 제품 불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판매 중단 움직임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중동의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은 지난 16일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소재로 표현의 자유 관련한 토론 수업을 한 프랑스 중학교 교사가 살해된 뒤 나온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촉매가 됐다고 <비비시>는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주의자들이 우리의 미래를 원하기 때문에 그가 살해당했다”며 “우리의 만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사 살해 사건 발생 전인 이달 초부터 ‘이슬람 분리주의’와 싸우겠다며 이와 관련 법 제정 계획 의지를 확인하는 등 중동 지역 민심을 자극했다.

불매 운동이 중동에서 계속 번지자 프랑스 외교부는 “극단적인 소수가 근거 없는 불매 운동을 부추기고 있다”며 불매 운동 중단을 촉구했다.

정치인들의 날 선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4, 25일 이틀 연속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 막말 수준의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25일 지역 텔레비전으로 방송된 연설에서 “프랑스를 책임지고 있는 이가 방향을 잃었다”며 “정말로 (정신과)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전날 비슷한 발언을 해 프랑스가 터키 주재 대사를 소환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음에도 비난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도 트위터에 쓴 글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폭력을 저지른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이슬람을 공격함으로써 이슬람 혐오를 부추기는 건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주제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트위터에 쓴 글에서 “터키가 위험한 대립의 소용돌이를 멈추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도 “터키가 프랑스를 향한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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