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피넬러스 카운티 라고의 대형 스크린에 개표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라고/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대선 판세의 초반 분수령으로 꼽힌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세를 보이면서, 4일 아침(현지시각)까지 어느 쪽도 승리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최종 승자가 확정되기까지는 며칠이 걸릴 전망이다.
<시엔엔>(CNN) 방송 등 미국 언론들의 개표 집계 상황을 보면, 4일 새벽 4시 현재 승자가 확정되지 않은 6개 경합주 가운데 애리조나에서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트럼프는 애리조나와 펜실베이니아를 반드시 지켜야 하고, 바이든은 위스콘신과 조지아 또는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결국, 이들 주의 개표 결과 확정 시점이 대선 승자 확정 시점이 되는 셈이다.
이들 지역 가운데 개표가 빠른 곳은 애리조나다. 애리조나는 먼저 도착한 우편투표부터 차례로 개표를 시작해 4일 새벽 4시 현재 전체의 82% 개표를 마치는 등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두 후보의 격차가 근소할 경우 전체 표를 재검토하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승자는 5~6일에야 확정될 수 있다고 선거 전문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전했다. 개표 추세를 볼 때 경합에 따른 재검표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지만, 트럼프 진영이 승자 확정을 늦추려 재검표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이든이 미시간이나 조지아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압승하지 못할 경우 최종 승자 결정까지는 최소 며칠이 더 걸린다. 최종 결과 집계가 가장 늦는 펜실베이니아의 개표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데, 우편투표 등의 검증 및 개표 작업을 선거 당일부터 시작한 탓에 개표가 더디다. 전체 우편투표도 250만표에 이른다. 이날 새벽 4시 74%가 개표된 상황에서 트럼프가 68만표 정도 앞선 것도 바이든 지지자들이 선호하는 우편투표의 개표 지연과 무관하지 않다.
게다가 선거 당일인 3일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의 경우 6일 도착분까지도 유효표로 인정된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격차가 크지 않을 경우, 6일에 가서야 최종 승자가 결정될 상황이다. 최종 승자가 바이든 후보로 결정되면, 또 한차례의 관문이 남아 있다. 우편투표 유효기간 연장을 무효화하기 위해 공화당이 제기한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8일 공화당이 제기한 유효기간 연장 무효화 요청을 반려했지만, 새뮤얼 얼리토 등 3명의 대법관은 이 문제를 선거 뒤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최종 승자가 연방대법원의 심의 뒤에야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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