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거를 훔쳐가지 말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대선 후 이틀이 지난 5일(현지시각)까지 최종 승자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의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 바이든 후보에게 밀리며 패색이 짙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불법 선거”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부추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뉴욕 타임스> 등 외신을 보면, 현재 개표 작업이 진행 중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컨벤션센터 앞에 트럼프 지지자 수십명이 모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문구가 쓰인 모자와 셔츠 차림을 한 이들은 “개표에 참관할 수 있게 해달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맞은편에서는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 “모든 표를 개표하라”고 맞불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애초 양 진영 사이에서 몸으로 막다가 나중에는 금속 장벽을 가져와 설치했다. 필라델피아 경찰청은 한 단체가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를 공격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는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앞섰으나, 6일 새벽 현재 1만8천여표, 0.3%포인트 차이로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바이든 후보가 이곳에서 역전한다면,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명을 넘겨 그가 대선 승자로 확정될 수 있다.
바이든 후보가 1.6%포인트 앞서는 애리조나주의 매리코파카운티 선관위 건물 앞에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100여명이 모여 “4년 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피닉스와 디트로이트, 애틀랜타 등에서도 트럼프 지지자들이 개표소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바이든 지지자들이 고속도로를 막고 “모든 표를 개표하라”는 구호를 외치다 체포됐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시내 상점 창문을 부수는 등 폭력 양상을 보여 주방위군이 배치됐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개표를 담당하는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시위가 폭력적이거나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선관위 직원들이 시위대의 비난에 괴로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선관위 직원들은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과 트위터를 통해 지역 선관위가 편파적으로 개표를 진행한다고 비난하며 이들을 고소하기도 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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