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하원 도전에 나선 한국계 여성 3인. 왼쪽부터 미셸 스틸(한국명 박은주), 메릴린 스트릭랜드, 영 김(한국명 김영옥). 연합뉴스
전업 주부였다가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 사태를 겪은 뒤 사회 활동에 뛰어든 한국계 여성 미셸 스틸(한국명 박은주·65)이 사회 활동 28년만에 미 연방 하원 진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한국계 하원의원 당선자는 재선에 성공한 앤디 김(민주당·뉴저지주 제3선거구)과 메릴린 스트릭랜드(민주당·워싱턴주 제10선거구) 후보에 이어 3명으로 늘었다. 캘리포니아 제39선거구에서도 한국계 영 김(공화당) 후보가 98% 개표 상황에서 현역인 민주당 길 시스네로스 의원을 1.2%포인트 앞서고 있어, 한국계 당선자는 4명이 될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 제48선거구 개표가 98% 진행된 가운데 공화당의 스틸 후보가 51.0%를 득표해 현역인 민주당 할리 루다 의원을 2%포인트 앞선 상황에서 스틸의 승리를 예측했다.
스틸은 당선 확정 이후 트위터에 쓴 글에서 “이번 승리는 힘들게 싸워, 어렵게 얻은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지지에 더없이 겸손해지며, 의회에서 우리 공동체에 봉사하게 되어 더없이 영광스럽다. 이제, 함께 일하러 갑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에서 태어나 19살에 미국으로 이주한 스틸 당선자는 공화당 정치인이자 변호사인 숀 스틸과 결혼했을 때까지도 정치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 사태 때 한국인 상인들이 공격당하는 것을 보고 방송 등을 통한 사회적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캘리포니아 현지 언론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인터뷰에서 “나는 (한국어와 영어) 두개 언어를 모두 이해하기 때문에 가교 구실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가 선출직 공직자의 길에 들어선 것은 2006년 한인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에 당선되면서부터다. 그는 “(의류 판매점을 하던) 엄마가 세금 문제 때문에 씨름 하는 걸 보고 조세형평국 위원 선거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14년 오렌지카운티 2지구 행정책임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이번에 연방 하원 도전에 나서 또한번 승리를 얻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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