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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2차 대확산’ 감염경로 파악 엄두조차 못 내는 미·유럽

등록 2020-11-16 17:59수정 2020-11-17 02:02

독일 25%만 파악…스페인은 단 7%에 그쳐
일부 보고서, 바이러스감염 잦은 장소로 집 꼽아
상황 심각해지자 연구소, 경찰까지 동원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두번째 봉쇄에 들어간 프랑스 낭트에서 15일 가톨릭 신자들이 거리 미사를 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은 여전히 확진자 접촉 추적을 제대로 못 해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낭트/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두번째 봉쇄에 들어간 프랑스 낭트에서 15일 가톨릭 신자들이 거리 미사를 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은 여전히 확진자 접촉 추적을 제대로 못 해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낭트/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19 대확산으로 또다시 위기에 빠졌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으로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5일 현재 1100만여명을 기록해 엿새 만에 100만명이 늘었다. 유럽 대륙의 경우 일주일에 180만~200만명씩 확진자가 늘면서 전체 확진자가 1500만명을 넘겼다. 하지만 확진자 감염 경로 파악은 엄두도 내지 못해, 고위험 지역·집단에 대한 선별 대응 전략을 쓰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방역 체제를 잘 갖춘 걸로 평가되는 독일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확진자 가운데 75%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이 15일 전했다. 지난 14일 강력한 봉쇄에 들어간 오스트리아는 이 비율이 77%에 이른다. 스페인은 10월 마지막 주 확진자 기준으로 7%의 감염 경로를 알아내는 데 그쳤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감염 경로가 확인된 확진자는 전체의 20% 수준이다.

미국의 사정도 나을 게 없다. 뉴욕시의 경우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확진자 비율이 50%를 넘는다. 시청이 파악한 바로는 10% 정도가 여행 과정에서 감염됐고, 모임이나 양로원 같은 시설에서 감염된 확진자가 각각 전체의 5% 수준이다.

미국와 유럽에서 감염 경로 파악이 잘 안되는 것은 무엇보다 확진자 접촉 추적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의 경우 확진자 1명당 평균 10명의 접촉자를 조사하는 반면, 미국과 프랑스, 영국, 스페인의 접촉자 조사는 확진자 1명당 4명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나마 축적한 자료도 별 도움이 안 된다. 하버드대학 공공보건대학원의 마크 립시치 교수는 몇몇 정부의 자료를 보면 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잦은 장소가 자기 집이라고 전했다. 그는 “집이 감염 장소 1위로 꼽혔다는 건 감염 추적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 시의원 팔코 리케는 확진자들이 증상 발현 전후의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하기 싫어하는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킨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검사 결과가 늦게 나오는 것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유럽 몇몇 나라와 미국 일부 주정부가 식당 등에 대해 손님 정보 수집을 요구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감염 경로 조사에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 10월 초부터 정보 수집을 시작한 프랑스 파리의 경우, 이 정보를 이용해 역학 조사를 한 사례가 아직 한 건도 없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보건 당국이 제 몫을 못하자, 연구소들이 나서고 있다. 독일 보건부 산하 로베르트코흐연구소는 최근 확진자 1200명에 대해 감염 증상을 보이기 직전 무엇을 했는지 조사에 나섰다. 베를린시의 경우는 연방형사청 특별 조사관들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는 민간 연구기관인 파스퇴르연구소가 방역 당국과 함께 감염 위험 환경 연구를 시작했다. 영국 정부는 미국에서 정보기관과 협력한 일 때문에 인권 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은 기업인 팰런티어와 협력해 감염자를 추적·관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최근 전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과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은 지난봄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어떻게 퍼졌는지 파악하기 위해 9800만명의 이동전화 자료를 분석한 연구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감염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은 식당, 운동시설, 호텔, 카페, 종교시설이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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