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아마존 열대림 보호 압박에 맞서, 브라질 정부가 18일(현지시각) 불법 반출된 브라질산 목재를 많이 수입한 유럽 8개국 명단을 공개했다. 브라질 서부 혼도니아주의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불로 숲이 연기에 휩싸여 있다. 포르투벨류/로이터 연합뉴스
유럽 각국이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압박을 강화하자, 브라질 정부가 불법 벌목 목재 대부분이 유럽으로 가고 있다며 8개 유럽 수입국 명단 공개로 맞대응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18일(현지시각) 2017년부터 ‘아르키메데스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목재 불법 반출 단속 결과, 유럽 8개국으로 수출되는 120개 컨테이너(2400㎥) 분량의 목재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 등 현지 언론은 경찰이 불법 벌목한 나무의 수입국으로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덴마크, 벨기에, 포르투갈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경찰의 수입국 명단 공개는 전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불법 벌목 목재 수입국을 공개하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국의 환경 정책을 부당하게 공격하는 이들이 있다고 주장하며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불법 반출된 목재를 수입하는 나라들도 열대우림 파괴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나라 중 몇몇은 아마존 보존과 관련해 우리 정부를 가장 강하게 비판하는 곳들”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은 보우소나루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과 세계 최대 열대 습지인 판타나우 보호 노력을 게을리한다고 비판해왔다. 유럽의 주요 투자기관들은 아마존 파괴가 계속될 경우 브라질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환경 파괴는 보우소나루 집권 이후 탄광 개발이나 농지 개발과 함께 날로 심해지고 있다. 불법 목재 수출도 보우소나루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더욱 기승을 부린다는 지적이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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